나들이객 급증… 지난해 4,5월 집중

올 들어 도내 졸음운전자 50명 사상

올해로 16년째 진흥고속에서 시외버스를 운행하고 있는 한항우(54)씨는 봄철 운전이 유독 힘들다.

기온이 포근하게 오르면서 몸이 나른해지는 계절을 맞아 최대의 적인 ‘졸음’과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와는 달리 4시간 이상 정도되는 장거리 운행이 아니면 승객들이 ‘논스톱 운행’을 선호하고 있어 한 번 잡은 운전대를 놓기가 쉽지 않다.

한씨의 하루 평균 근무시간(13시간) 중 운전시간은 대략 8시간 정도. 그러나 비교적 가까운 거리인 춘천∼서울 구간을 주로 운행하는 탓에 한씨가 버스를 운전하는 동안 휴게소에 들를 일은 거의 없다.

한씨는 “과거에는 2시간 정도 운행하면 쉬곤 했는데 요즘은 승객들이 쉬지말고 빨리가자고 재촉해 휴식을 할 수 없다”며 “휴식이 짧아진 만큼 운행하지 않을 때에는 쪽잠을 자서라도 컨디션을 유지해야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나들이객이 급증하는 봄을 맞아 졸음운전 주의보가 내려졌다.

지난 2월 20일 오후 11시50분쯤 춘천시 영서로 국도 5호선을 달리던 엑센트 승용차(운전자 김 모·44)가 갑자기 우측 배수로로 이탈하며 콘크리트 덮개를 충격했다.

이 사고로 함께 타고 있던 김씨의 아들(18)이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운전자 김씨도 중상을 입었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 원인은 운전자 김씨의 졸음운전으로 결론났다.

올들어 지난달까지 도내에서는 졸음운전으로 1명이 숨지고 49명이 다쳤다.

지난해의 경우 4월에 가장 많은 사망자(4명)가 발생했으며 5월에는 가장 많은 부상자(48명)가 발생하는 등 4∼5월에 졸음 운전 사고가 집중됐다.

지난해 발생한 졸음운전 사고는 260건으로 8명이 숨지고 261명이 다쳤다.

최경식 kyungsik@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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