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쌀국수 장사 1년도 안돼 전국구 맛집 됐어요”
지난해 8월 오픈 후 입소문 타고 유명세
전국 마니아층 생기며 손님들 국적도 다양

▲ 춘천 중앙시장의 인기 베트남 쌀국수집 ‘퍼후에’를 운영하는 보티후에 씨와 그의 남편 이성진 씨 부부가 메인 메뉴 양지 쌀국수를 선보이며 미소를 짓고 있다. 사효진

춘천 중앙시장에 작은 베트남이 있다. 시장 안 골목으로 들어가면 나오는 33㎡(10평) 규모의 작은 쌀국수집 ‘퍼후에’다.

베트남에서 온 보티후에(28)씨와 그녀의 남편 이성진(51)씨 부부가 운영하는 가게다.

문을 연지 1년도 채 안 됐지만 찾아오는 손님들로 가게 앞은 연일 문전성시를 이룬다. 처음에는 춘천시민들이 찾았으나 이제는 전국구 맛집으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29일 오후 중앙시장에서 만난 보티후에씨는 “처음 문을 열때만 해도 사람들이 이렇게 좋아할 줄 몰랐다”고 말했다. 한국에 온지 8년 됐다는 보티후에씨는 한국말이 능숙했다. 가게 안은 쌀국수 특유의 향으로 가득했다.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오후 4시였지만 부부를 인터뷰하는 중에도 20대 젊은 손님들이 계속해서 들어왔다.

남편 이씨는 “가게가 넓지 않다보니 최대 20명정도 받을 수 있는데 주말에는 자리가 없어 줄서서 기다리는 손님이 많다”며 “처음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풍경”이라고 말했다.

매장 안은 넓지 않은 테이블 8개와 등받이 없는 플라스틱 의자가 전부다.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퍼후에만의 매력이다. 지난해 8월 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손님이 많지 않았지만 추석이 지나면서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전통시장 안에서 베트남 출신 주부가 직접 운영하는 쌀국수집이라는 점이 화제를 모았다. 이제는 주말에 서울과 경기도 등 전국에서 이곳 쌀국수를 먹기 위해 찾아오는 관광객이 줄을 잇는다. 많이 판 날은 하루에 국수 70그릇을 넘게 팔았다고 한다.

인기가 많아지면서 마니아층도 생겼다. 고향의 맛을 느끼러 온다는 베트남 부부,시장에 오면 늘 이곳을 찾는다는 한국인 노부부,젊은 일본인 단골까지 계층이 다양하다.

남편 이씨는 “아내가 직접 현지 쌀국수 맛을 재현했고 한국인들 입맛에 맞게 육수나 향을 약간 조절했다”며 “베트남 사람들도 고향의 맛을 느끼기 위해 많이 온다”고 말했다.

한국과 베트남인 입맛을 모두 사로 잡은 비결을 묻자 보티후에씨는 “영업 비밀이기 때문에 알려줄 수 없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이씨 부부는 “쌀국수는 베트남 사람들에게 우리나라의 김치찌개 같은 대표적인 서민음식”이라며 “가게 분위기를 특별히 꾸미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출해 시장 분위기와 어울리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중독성이 있는 국물로 전국 맛집으로 떠오른 ‘퍼후에’ 주인 이씨 부부의 소망은 소박했다.

부부는 “매장을 더 넓히거나 분점을 만들 생각은 없다”며 “지금처럼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게 되면 한국과 베트남에 있는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싶다”고 말했다. 강정규 kka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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