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산 소설가 ‘군함도’ 직접 현장 취재 기록
춘천고보 항일운동 ‘상록회’ 사건 이야기 핵심
한수산

▲ 군함도
 

“역사를 복원하고 문학으로 기억한다는 작가적 의무 속에서 27년을 보냈습니다”

일제강점기 징용으로 끌려가 가혹한 강제노동에 처해진 조선인들. 한수산(사진) 작가는 피폭자로 끝내 목숨을 잃어야 했던 그들의 삶을 소설 ‘군함도’를 통해 재조명하고 어루만진다.

▲ 한수산

작가는 1989년 도쿄의 한 고서점에서 ‘원폭과 조선인’이라는 책을 만나고 자책에 빠진다. 강제징용과 피폭이 뒤얽힌 역사를 모르고 살아온 세월을 사죄하듯 취재를 시작한다. 1990년 여름 나가사키를 거쳐 히로시마로 올라가며 원폭 피해자를 만나는 한편 ‘원폭과 조선인’의 저자 오카 마사하루 목사,피해생존자인 서정우씨와 함께 군함도로 들어가 현장을 샅샅이 뒤지며 이야기를 완성해갔다.

이같은 철저한 취재를 바탕으로 2003년 ‘까마귀’를 발간했으며 등장인물의 출신과 배경 등을 새롭게 설정해 2016년 ‘군함도’를 펴냈다.

특히 작가의 고향 ‘춘천’은 소설의 주요 무대로 등장한다.

주인공의 고향이 춘천으로 설정되고 저자의 모교인 춘천고보(현 춘천고)의 항일독서운동인 ‘상록회 사건’이 이야기의 축이 됐다.

소설은 비극적인 역사를 전하는 것 뿐만 아니라 당시 고난을 겪은 조선인 한사람 한사람의 숨결을 되살린다. 지옥의 섬 군함도에서 ‘다만 사람이고 싶은’ 징용공들의 일상과 인간적인 면모,역경 속에서 꿈꾼 안타까운 희망을 복원해 낸다.

저자는 “이 소설은 수명 위로 보이는 ‘얼음덩이리’일 뿐”이라며 “독자들들이 어두운 바닷속 그 수면 아래 잠겨 있는 죄악과 거대한 얼음덩어리를 마주하는 순간이 되어준다면 작가로서 내 몫을 나하는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1권 484쪽·2권 276쪽 각 1만4000원 창비. 안영옥 okisoul@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