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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릴 때 간직할 수 있는 것

혜월 스님 2016년 05월 31일 화요일
   
▲ 혜월 스님

철원 도피안사

어떤 나그네가 평화로운 땅을 찾아 길을 나섰다. 강 저 편에 평화로운 땅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긴 여행 끝에 어느 강가에 이르렀다. 그러나 아무리 둘러보아도 배가 없어서 나그네는 갈대나무를 구해다가 뗏목을 만들어 무사히 건너갔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생각했다.‘이 뗏목으로 인해 나는 강을 무사히 건너왔다.이 뗏목은 내게 큰 은혜를 베풀어 주었으니 메고 가야겠다.’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렇게 비구들에게 물어보니 한결같이 그렇치 않다고 대답하자,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는 강을 건너고 나서 이렇게 생각했어야 할 것이다. ‘이 뗏목이 아니었으면 저 험란한 강을 결코 건너 올 수 없었을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이 뗏목을 이용할 수 있도록 물 위에 띄워 놓고 나는 내 갈 길을 가야겠다.’

이와같이 하는 것이 그 뗏목에 대해서 할 일을 다 하는 것이다.”

‘비유경(醫輸經)’ 나오는 가르침이다.

부처님께서는 자신의 가르침을 수단으로 삼을 일이지 목적으로 삼자 말라 하셨다. 우리들은 일상 생활에 있어서 뜻에 의지하지 않고 남의 말이나 바보상자TV 또는 문자에 끌려 다니지는 않았는지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혹시 버리고 잊어야 할 것을 마음속에 새기고 보배같이 간직하면서 무겁고 고통스럽게 끌고 다니지는 않았는지를…. 간직하는 것이 위하는 것이 아니라 버릴 수 있을 때 진정으로 간직할 수 있다는 의미를 생각해봐야 한다. 가득 담은 그릇에 물건을 또 담을 수 없는 것처럼 우리의 마음도 가득 차 있으면 새로운 지식이나 정보, 진실된 참삶의 길도 담을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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