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며 사무실과 대중교통 등에 에어컨이 장시간 가동되는 요즘엔 냉방병에 걸리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무더운 날씨에 바깥과 실내온도 차이가 커지면서 감기와 비슷한 증세를 호소하는 환자들이 최근 병원을 많이 찾고 있다.

냉방병의 증상은 두통,몸살,코막힘,인후통 등이다. 실내외 큰 온도 차이 장시간 지속하는 환경에서 발병한다.

유준현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감기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냉방병은 일정한 체온,호흡,심장박동을 유지하려는 우리 몸이 급격한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낮은 실내온도에 혈관, 근육, 피부 등이 수축하면서 콧물, 근육통이 발생하고 건조해진 공기 탓에 마른기침 등이 나타나게 된다”고 말했다.

냉방병을 예방하려면 실내온도를 외부와 5도 내외로 유지해 급격한 온도변화를 피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김양현 고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여름철에는 26도를 적정온도라고 보는데 바깥 온도와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일반적으로 근육량이 많은 남성보다 추위를 더 느끼는 여성이 냉방병에 취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온도뿐만 아니라 에어컨으로 인해 건조해진 실내공기를 환기하고 물을 자주 마셔 몸속에 수분을 공급해줘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박재민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장시간 에어컨을 켜면 온도뿐만 아니라 습도도 낮아진다”며 “이런 공기를 들이마시면 코나 목의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코막힘, 인후통,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에어컨을 1시간 가동하면 30분 정도 끄고 창문을 열어 공기를 순환시켜주는 게 좋다”며 “물을 마셔 건조해진 몸에 수분을 공급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근본적인 예방책은 체력을 길러 질병에 대한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다. 유준현 교수는 “대다수 냉방병 환자들은 식사를 제때 하지 않거나 근육량이 적어 외부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경우”라며 “평상시 꾸준히 운동해 면역력을 기르는 게 근본적인 예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에어컨을 켜는 실내에서 주로 생활한다면 틈틈이 스트레칭을 하거나 점심시간에라도 햇볕을 쬐어서 신체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종재·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