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단오제보존회 관노가면극 호남성 공연
대사 없는 몸짓·이야기 전개에 관람객 매료

▲ 강릉 관노가면극 팀의 중국 호남성 신화현 공연 모습

‘강릉 관노가면극’이 중국 대륙을 매료시켰다.

강릉단오제보존회(회장 김종군) 관노가면극 팀은 지난 10일∼13일 중국 호남성 신화현에서 한국 가면극 공연의 진수를 선보였다.

관노가면극 공연은 신화현 치우옥장에서 열린 ‘대매산 나희 교류전’에 맞춰 초청 공연 형태로 이뤄졌다.

‘나희(儺戱)’는 중국에서 가면극을 일컫는 말이다.

김 회장을 포함 12명의 관노가면극 공연단은 이번 공연을 통해 중국인들에게 한국 가면극의 깊은 인상을 심어줬지만,시종 고행의 연속이었다.

호남성 성도인 창사 공항에 도착하면서부터 시작된 중국 남방의 무덥고 습한 7월이 공연단을 시종 힘겹게 했다.

35도 내외의 뜨거운 날씨에도 불구 한창 우기가 진행중인 지역 특성상 습도가 높아 한증막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다.

나희 교류전이 열리는 주무대인 신화현은 인구 120만명이 살고있는 소규모(중국 기준)도시.

대형 마트인 월마트(Wall mart)를 비롯해 중국은행,호텔과 과일가게 등 각종 상점이 즐비했고 오토바이와 승용차,버스 등의 경적소리가 곳곳에서 쉴새없이 들려왔다. 특히 여성들은 최근 한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오프숄더 상의와 핫팬츠를 입고 있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그러나 공연단의 목적지인 치우옥장은 신화현에서 3시간을 더 산길을 타고 이동해야 했다. 창사 공항에서 이미 2시간을 차에 시달린 관노가면극 단원들로서는 한국에서는 좀체 경험하기 힘든 첩첩산중,험난한 여정의 연속이었다.

오후 7시 리허설 공연이 시작되자 이곳 치우옥장의 소수민족들은 연신 관노가면극 공연단을 향해 스마트폰 플래쉬를 터뜨렸다. 앞다퉈 동영상 촬영에도 열중하는 현지인들의 모습에서 한국 공연단에 대한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다음날 오전 9시부터 시작된 본공연에는 적게 잡아도 1000명 이상의 관람객이 운집했다.

관노가면극은 대사가 없는 무언극 이라는 점에서 언어의 벽이 없는 공연으로서 가치를 입증했다. 통역이나 해설이 필요없는 무언극,관노가면극에 빠져든 현지인들은 시시딱딱이와 장자마리,소매각시 등의 일거수일투족에 카메라 렌즈와 눈을 떼지 못했다.

온몸이 땀에 범벅이 된 관노가면극 공연단이 무대에서 탈을 벗고 인사를 할 때 공연장에는 환호와 박수 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러퍼졌다.

중국나희학회의 한 관계자는 관노가면극팀에게 “관노가면극이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 공연이라고 들었는데,배우의 몸짓이나 스토리의 전개가 역시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며 “앞으로 한·중 간 가면극 교류가 더욱 활발하게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릉/이서영 arachi21@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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