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현
문화부 기자

 

요즘 춘천 문학계는 ‘오정희 집필실 보호’ 이슈로 뜨겁다.

춘천에서 활동중인 오정희 소설가는 지난해 말부터 집필실 인근에서 택지 조성을 위한 기반공사가 시작되면서 수시로 소음과 먼지가 발생,창작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폭 3~4m에 불과한 좁은 도로에 작업차량들이 운행하다보니 보행자들의 안전까지 위협받는 상황에 처했다.

지난 2008년 작품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한적한 신동면 솟발1길에 집필실을 마련했을 정도로 창작에 의욕을 보인 오 작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동료 문인들이 벌 벗고 나섰다.

이들은 우회도로를 마련하고 작가가 창작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은 만들어줄 것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실시,150여 명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현재 청원서는 춘천시의회에 제출된 상태로,아직까지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한 작가의 창작활동 보호를 위해 동료 문화예술인들이 힘을 모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주변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일부에서는 “아무리 문화예술인이지만 공사 소음이나 먼지 등의 피해 정도는 감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살아있는 지역문화 자원인 문화예술인의 창작환경을 보호하고 이들의 활동을 장려하는 것 역시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지자체를 비롯한 지역의 책무다.

동료 문인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모은 춘천문화예술인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문화도시 춘천’의 수준을 스스로 보여줬고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

분야와 장르를 넘어 ‘창작 활동 보호’에 뛰어든 문화예술인들. 이들의 작은 노력들이 문화의 도시 춘천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키고 있다. tpgus@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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