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택시운전기사 수난
강력범죄 피해 후 운전 접어
차내 블랙박스·CCTV 설치
휴대용 가스분사기 소지도

▲ 37년 경력의 택시 운전기사 홍선희씨가 택시 안에 설치한 블랙박스와 택시 폐쇄회로(CCTV)를 점검하고 있다.

여성 택시 운전기사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심야 시간 대에 남성 승객의 성 범죄에 노출되거나 주취자들의 욕설에 시달리는 등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 춘천지법은 최근 40대 여성 택시 운전기사를 차 안에서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A(28)씨에 대해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A씨는 지난 6월 2일 새벽 1시 34분쯤 춘천의 한 도로에서 여성 택시 운전기사의 차를 탄 후 자신의 옷을 벗고 해당 여성 기사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여성 택시 운전기사들은 이처럼 사건화되는 경우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주장한다.37년 경력의 택시 운전기사 홍선희(60·춘천)씨는 차 내에 블랙박스와 택시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고 휴대용 가스분사기까지 운전석에 뒀다.

술 취한 남성 손님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 조치다.그럼에도 무더위로 새벽 시간 대까지 음주 후 택시를 이용하는 승객이 많아지는 요즘,홍씨는 남성 승객이 탈때면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홍씨는 “30년 전 남성 승객들에게 납치를 당했던 적이 있어 남성 승객이 탈때면 불안감을 느끼는 트라우마가 아직 있다”며 “승객으로부터 성 범죄 등 강력 범죄 피해를 입은 후 택시 일을 접는 동료 여기사들이 적지 않다.여성 기사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여성 택시기사들은 강력범죄 예방을 위해 택시기사를 보호할 수 있는 보호격벽 설치가 도입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한 여성택시기사는 “여성 택시 운전기사들이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보호 격벽 설치,경찰 상황실 SOS원터치 시스템 연결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서울시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폭력이나 추행에 취약한 여성 운전기사 택시 35대에 보호격벽을 시범 설치해 운영 중이다.

한편 강원도내 개인·법인 택시기사는 총 8072명(개인 4682명·법인 3390명)으로 이 중 여성 택시기사는 150명(개인 50명·법인 100명)이다. 박지은 pje@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