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공간 활용 문화예술 행사
2015년 92건 1년새 두배 껑충
음악회·시낭송·강의·미술전시
예술·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
유럽 ‘살롱문화’의 현대적 부활

▲ 지난 4월 춘천에 위치한 블룸 인 커피에서 열린 강원오페라 앙상블 창단식 모습

지난 2011년 강릉 명주동에 문을 연 카페 ‘봉봉 방앗간’은 지역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유명세를 타는 곳이다.

실제 방앗간이었던 건물을 리모델링해 만든 빈티지한 분위기 카페로,독립영화감독 등 4명이 의기투합해 만든 이 곳에서는 지난해 공예가 개인전,독립다큐멘터리 상영회 등이 개최됐다. 또 영화·음악·재즈 등을 주제로 한 ‘봉봉수요다방’이라는 열린 강좌 프로그램도 매주 진행돼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봉봉방앗간은 올해도 각종 전시회와 문화 프로그램을 기획,지역 주민들과 방문객들에게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한다.

춘천시 후석로 삼운사 맞은편에 위치한 ‘카페 블룸 인 커피(Bloom in Coffee)’ 역시 올해들어 다채로운 문화행사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최대 120여 명 정도 수용할 수 있는 이곳에서는 지난 4월 강원오페라앙상블 창단식이 진행됐으며 5월에는 춘천시민을 위한 인문학 힐링 콘서트 ‘봄 그 황홀함에 빠지다’가 열리기도 했다. 문화행사들이 호응을 얻자 급기야 최근에는 입구 앞에 ‘공연 및 강의 등 카페 대관 가능합니다’라는 입간판을 내걸었다.

동네 카페가 변신하고 있다. 단순히 커피나 차를 마시고 담소를 나누던 카페가 최근들어 복합문화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 최근 카페 공간이 다채로운 문화행사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사진은 춘천의 한 카페에서 열린 더 아트 데이지오선 찾아가는 음악회 모습

춘천시문화재단(이사장 신혜숙)이 진행한 문화예술지원사업 현황을 살펴보면 2014년 41건이던 카페공간 활용 문화예술 행사 건수가 2015년 들어 92건으로 약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문화예술 장르 역시 인문학을 기반으로 한 글쓰기 등에서 벗어나 음악회,시낭송회,학술강의,미술전시 등 다양화 되고 있다. 문화예술 관계자들은 관객들과 눈을 맞추고,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점을 카페 공연·전시의 장점으로 꼽았다. 또 대규모 공연장과 비교해 대관료가 저렴하고,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프로그램을 구성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카페가 복합문화공간으로 사랑받는 이유다.

도내 대규모 공연장은 대부분 연말,연초에 1년치 대관이 마감돼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회가 한정돼 있을 뿐만 아니라 행사를 위해 몇 달 전부터 준비해야 하지만 카페에서 개최할 경우 필요한 장비 수가 적고,간소하면서도 핵심만 추려낸 콘텐츠를 관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객 동원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도 이점 중 하나다. 카페 입장에서도 가게 홍보와 매출 증대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특히 시민들이 자주 방문하는 공간을 찾아가 ‘일상 속 문화’를 체험하게 하는 프로그램들이 문화예술 기획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카페를 활용한 문화예술 행사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민은홍 소프라노는 “카페가 복합문화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는 현상은 카페 안에서 토론하고 예술을 즐겼던 유럽의 ‘살롱문화’를 되살렸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며 “카페 문화가 더욱 활성화 돼 예술인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많아지고 시민들 역시 문화를 통해 삶 속의 여유를 만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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