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 일본산 잎갈나무 벌목 찬반]
국립공원, 토종나무 식재 검토
“대량 서식 햇빛 차단 벌목 필수”
“환경 훼손… 산업적 활용 용이”

▲ 태백산 초입에 일본잎갈나무가 빽빽이 들어차 있다.

최근 국립공원을 승격한 태백산 일대 50만 그루의 일본산 잎갈나무(낙엽송)에 대한 벌목사업을 놓고 찬반논란이 일고 있다.나무 성장을 방해해 벌목을 해야 한다는 입장과 성장한 나무를 인위적으로 베어내면 숲생태계가 파괴될 것이라는 반대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태백산국립공원은 사업비 45억원을 들여 내년부터 오는 2021년까지 태백산 일대 50만 그루의 일본잎갈나무를 베어내고 소나무와 참나무 등 토종 나무를 심을 계획이다.전체 면적 70.1㎢ 가운데 잎갈나무 조림지는 11.7%에 해당하는 8.2㎢다.잎갈나무는 박정희 정부 녹화사업이 진행된 1960~70년대 태백산 진입로 일대와 초입 경사진 곳에 인공 조림목으로 심어졌다.국립공원 측은 내년에 잎갈나무 정밀분포현황 조사결과를 토대로 전문가 자문을 거쳐 벌목 여부 등 복원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잎갈나무는 직경 60㎝∼1m의 거목으로 자라 햇빛을 차단하는 등 주변의 토종 수목과 풀,꽃 등의 생육을 방해한다.환경단체인 태백생명의숲 홍진표 사무국장은 “나무를 최초 심을 때 경제림으로 심었고 다 성장하면 벌목한다는 계획하에 심은 것이어서 다른 나무들의 성장과 숲의 다양화를 위해서라도 벌목은 필수”라며 “천연림이면 자연 그대로 보존하는게 맞지만 대규모 인공림으로 심어졌기에 숲 자체가 건강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김영규 태백산살리기 추진위원장은 “대량으로 서식하고 있는 잎갈나무가 태양광을 차단,주변 나무들의 성장을 저해하고 호흡기 질환 등의 부작용을 초래한다”며 “태백산 보호를 위해서는 연차적으로 잎갈나무를 벌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존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 강릉원주대 환경조경학과 박용진 교수는 “경관·생태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제거해도 되지만 외래종이라는 이유로 나무를 베고 대체 작목을 심는 것은 잘못된 발상”이라며 “나무가 우거져 하층 식생이 발달하지 않는 특징이 있지만 산업적으로는 유용한 용도로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국립수목원 관계자도 “일본이 원산이라서 나무를 벌목해야 한다면 국내산에 있는 나무를 모두 벌목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우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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