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던 차량 수십대 급정거 '위험천만'…고속도로 20분간 극심한 정체
투숙한 펜션 집기 부수고 "집에 간다" 남의 차 2대 훔쳐 운전하기도

   
 

2000년대 초반 수영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했던 리우올림픽 국가대표 수영 선수의 개인 코치가 만취 상태에서 차량 2대를 잇달아 훔치고 고속도로에서 난동을 부리다 경찰에 붙잡혔다.

29일 강원지방경찰청 제7지구대와 제천경찰서에 따르면 국가대표 수영 선수 코치 유모(33) 씨는 지난 28일 새벽 3시 20분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충북 제천시 봉양읍 명암리 한 펜션 앞에 주차된 남의 스타렉스 승합차를 몰고 나왔다.

유 씨는 50m가량 운전한 뒤 차에서 내려 부근 고추밭에 들어가 그대로 잠이 들었다.

3시간 정도 자고 일어난 유 씨는 다시 인근 원두막 앞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액티언 SUV 승용차를 타고 10분가량 운전한 뒤 한 식당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내렸다.

이 모습을 본 김모(60) 씨 등 시민들이 다가가자 유 씨는 김 씨의 왼쪽 무릎을 깨물고 부근 중앙고속도로 쪽으로 뛰어서 달아났다.

김 씨 등은 유 씨가 고추밭 등지를 돌아다니며 생긴 상처를 보고 도와주려고 했으나, 유 씨는 자신을 붙잡으려는 것으로 오해해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다.

유 씨는 중앙고속로로 부산 방면 288㎞ 지점 도로를 걸어 다니며 차를 세우는 등 교통을 방해해 20여 분 동안 이 일대에서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고속으로 달리던 차량 수십 대가 급정거하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도 벌어졌다.

신고를 받고 고속도로 순찰대와 인근 지구대 소속 순찰차가 긴급 출동했으나, 유 씨는 경찰관 제지를 뿌리치고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경찰이 유 씨를 검거한 뒤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한 결과, 0.172%의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 씨는 지인들과 함께 펜션에 투숙해 술을 마신 뒤 "돌아가겠다"며 남의 차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펜션에서도 TV 선반을 발로 차 부수는 등 행패를 부린 것으로 조사됐다.

유 씨는 경찰에서 신분을 '수영 강사'라고만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유 씨를 형법상 자동차 등 불법 사용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귀가 조처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 씨가 차량을 훔칠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차 2대에 모두 키가 꽂혀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해 절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며 "당시 만취 상태여서 상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2000년대 초반 국가대표를 지낸 유 씨는 이번 리우올림픽에 출전한 모 대표 선수의 개인 전담 코치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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