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통리 도시재생 사업]
2017년까지 6개 사업 추진
‘태양의 후예’ 세트장 시너지
주민들 마을 활력 기대 표시
“폐광지 제2 전성기 누리길”

▲ 태백 통리 전경

한때 한보광업소가 가행됐던 폐광촌 태백 통리지역에 관광 및 경제활성화를 모티브로 한 변화의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주거·생활·문화 등 도시재생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한마음 한뜻으로 발전적 방향을 모색하는 마을 분위기에서 주민들의 관광 및 소득증대 열망을 엿볼 수 있다.탄광촌의 옛 영광을 재현할 태백 통리 도시재생 선도사업 현장을 찾았다.


지난 27일 오전 태백에서 유일하게 장이 서는 곳에 위치한 통리 도시재생 선도사업 현장.평소 오가는 사람을 셀 수 있을 정도로 적막했던 동네가 굴삭기의 요란한 굉음과 주민들의 웃음소리로 시끌벅적하다.통리지역 경제활성화를 위한 도시재생사업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이날 주민들의 관심은 ‘탄광촌이 부활할 수 있냐,없냐’에 모아졌다.

주민으로 보이는 60대 남녀 너댓명이 “옛 영광을 재현할 수 있겠어,예전처럼 활성화돼야 하는데,개가 만원짜리는 아니어도 천원짜리는 물고 다니지 않을까”라는 말을 주고 받으면서 도시재생사업 현장으로 모여들었다.

공사장 주변은 일을 하는 인부나 장비 보다 들뜬 표정으로 이를 지켜보는 주민들이 더 많았다.한 무리가 떠나면 또다른 무리가 현장을 찾는 일이 반복됐다.한보탄광 폐광과 통리역 폐쇄로 침체기를 겪고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대규모로 진행되고 사업은 통리지역에서는 가뭄에 콩나듯 흔치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한 주민이 “옛날처럼은 아니어도 지금보다는 활성화돼 아이들 웃음소리도 듣고 싶고 이사오는 사람들의 짐을 나르는 것도 도와주고 싶다”고 말하자 주변에 있던 이웃들도 “맞다 맞아 그래야 살맛나지”라며 연신 고개를 끄덕이고 박수를 쳤다.

주민들의 수다(?)는 한류 열풍을 재점화 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이어졌다.최근 이동식 병원시설(mobile hospital)인 메디큐브와 군부대 막사 등 세트장 복원이 완료됐다.이로인해 국내는 물론 중국과 홍콩,일본,미국 등 해외관광객들의 발길도 증가하면서 식당 등 지역 상가들도 활기를 띠고 있다.

여성 주민들이 “송중기 너무 멋있지 않느냐,군인이 그렇게 잘생겨도 돼,나이만 젊었어도 대시 했을 것”이라고 말하자 남성들은 “지금 죽고 사느냐가 문제인 상황에서 지역활성화 방안을 논해도 모자랄 판에 쓸데없는 얘기하지 말라”고 윽박지르는 등 행복한 다툼도 이어졌다.현장에 있던 마을 주민들은 인근 구 통리역인 도시재생지원센터로 자리를 옮겨 이야기를 이어갔다.주민들은 “현재 10일장으로 운영되고 있는 통리장을 5일장으로 바꾸자,경쟁력있고 시너지효과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발굴해야 한다,일자리창출에 초점을 맞추자” 등의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통리 도시재생 선도사업은 오는 2017년 연말 완공을 목표로 국비 58억8000만원 포함 총 103억원을 들여 통동 산51번지 일원에 11만㎡ 규모로 조성된다.통리 상권활성화,탄광촌 문화이야기 프로젝트,공가재생 및 편의시설 확충,밝고 안전한 통리만들기,통리 주민공동체 역량강화,통리 마을기업 활성화 등 6개 부문으로 나눠 추진되고 있다.

35년간 통리에 거주한 주민 김재오(65)씨는 “지역경제 활성화의 근간이었던 탄광이 문을 닫고 관광객을 실어나르던 기차역도 폐쇄되면서 주민들의 삶은 송두리째 무너졌다”며 “도시재생사업이 갈수록 침체되고 있는 통리지역에 희망과 미래를 보장해줄 든든한 창과 방패가 돼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식육점을 운영하는 방덕협(71) 씨는 “10일에 한번 열리는 통리장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도시재생사업은 가뭄에 내린 단비와도 같다”며 “도시재생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돼 관광객들이 몰리고 상권이 활성화 돼 제2의 전성기를 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기옥(70·여) 통리발전추진협의회 위원장은 “평소 주민들의 웃음소리를 들을 수 없던 통리지역에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되면서 우의가 더욱 돈독해진 것은 물론 활기차고 살맛나는 동네로 탈바꿈했다”며 “관광 및 경제활성화를 위한 일생일대의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주민들과 함께 폐광촌의 성공신화를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최명식 태백시 도시건축과장은 “도시재생사업과 함께 태양의 후예 세트장 복원,폐광지역 관광자원화사업인 슬로우레스토랑 등 경제활성화 사업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되면서 탄광촌 부활은 물론 국제적인 관광도시로의 도약이 기대된다”며 “주민 삶의 질 제고와 지역발전을 위한 활성화 방안을 다각도로 강구해 나가겠다”말했다. 김우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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