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경기장·시설 사후 활용 성공 대회 평가
적자 올림픽 불구 “절반의 성공” 호평
운영신탁기금 조성 시설유지비 사용
경기장 시민친화형 체육시설 탈바꿈
관광지 연계 ‘랜드마크화’ 관광객

올림픽 개최도시들은 저마다 올림픽의 유산(Legacy)을 지역의 지속적 발전의 근간으로 삼으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시도해왔다.밴쿠버 올림픽위원회(VANOC)도 경기장 및 관련 시설의 사후 활용에 있어 잠재성을 극대화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경기장과 관련 시설들의 건설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했다.메가스포츠이벤트인 올림픽을 치러낸지 6년,캐나바 밴쿠버 올림픽 시설은 사후활용측면에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밴쿠버 올림픽 사례를 토대로 500여일 남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올림픽 레거시 활용과 공공인프라 조성방안에 대해 조명해본다.

▲ 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MPC)였던 ‘캐나다 플레이스(Canada Place)’는 밴쿠버 중심가인 다운타운에서도 가장 중심지에 위치해 매년 많은 관광객들로 붐빈다. 캐나다 밴쿠버/안병용


적자올림픽…‘사후활용’으로 성공개최 평가

2010년 캐나다 밴쿠버 대회 역시 적자 올림픽으로 기록됐다.밴쿠버는 당시 준비 과정부터 예산 부족에 허덕이다가 IOC의 지원까지 받았다.선수촌을 고급 콘도로 개조해 매각하려던 계획이 실패하면서 밴쿠버시는 100억달러 규모의 재정적자를 냈다.밴쿠버올림픽조직위원회(VANOC)는 17억5000만 달러 규모로 올림픽 개최 예산을 유지하려 하지만 계속 늘어나는 비용과 예상보다 저조한 스폰서 지원으로 재정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다.

당초 대회운영에 17억 6000만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24억6000만 달러를 사용,적자올림픽의 불명예를 안게됐다.하지만 캐나다 정부를 비롯한 세계각국의 평가는 절반의 성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동계올림픽 시설들은 종목 특성상 시설유지비용에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후활용방안에 대한 명확한 해법이 있어야한다.밴쿠버 올림픽위원회(VANOC)는 캐나다 중앙정부와 브리티스 콜롬비아주 및 지방정부로부터 각각 2억9000만달러를 확보,사후활용에 총 5억8000만달러의 재원을 마련했다.특히 중앙정부와 브리티시 콜롬비아 주정부는 시설의 사후관리의 재정 안정성을 위해 약 1억1000만달러의 운영신탁기금을 마련했다.VANOC는 운영신탁기금을 조성한 것으로 시설유지비용에 대한 적자 위험성을 크게 줄였다.

대표적인 예가 밴쿠버 위성도시 리치몬드시에 위치한 오발 경기장(Richmond Olympic Oval)이다.오발경기장은 미리 확보된 예산을 통해 시민친화형 시설로 탈바꿈했다.사후활용 설계 단계에서부터 사후 관리기관 및 지역주민들과의 공청회를 열어 사후 사용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했다.그결과 연평균 100만여명이 오발경기장 시설을 이용하고 있으며 여름철 생활체육프로그램에 배드민턴,야구,펜싱,하키 등 26개 종목을 운영해 매일 리치몬드 시민 600여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 슬라이딩센터와 연계한 캐나다 대표관광지 휘슬러타운


관광지 접목… 기존 시설 활용 극대화

역대 동계 올림픽 개최지중 가장 유명한 도시인 밴쿠버는 해안에 인접해 있어 그중 가장 따뜻한 도시로도 유명하다.올림픽이 열리는 2월의 평균기온이 4.8도에 불과,여름철인 6~10월에는 꾸준히 맑은날씨가 지속돼 국제적인 관광지로도 유명하다.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MPC)였던 ‘캐나다 플레이스(Canada Place)’의 경우 밴쿠버 중심가인 다운타운에서도 가장 중심지에 위치해있어 매년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이다.1986년 밴쿠버 엑스포가 개최되었던 전시장으로 올림픽 이후 밴쿠버의 ‘랜드마크’화된 전형적인 올림픽 사후활용 시설이다.특히 컨벤션홀 등을 활용해 매년 국제전시회 등을 개최해 관광객들의 방문을 유도하고 있다.취재당시에도 ‘포켓게이머 연계 심포지엄’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 봄·가을 하이킹으로 사시사철 이용가능한 사이프레스 스키장

밴쿠버 올림픽 이전부터 활용해오던 일반 경기장들은 시민들을 위한 시설 및 인프라가 확충돼 운영되고 있다. 퍼시픽 콜리시엄(Pacific Coliseum)은 밴쿠버에 있는 실내경기장으로 1968년 건설됐다.밴쿠버 올림픽 당시에는 쇼트트랙과 피겨스케이팅 경기장으로 쓰였고 현재는 캐나다 아이스하키 리그 경기장으로 사용 중이다.경기 이용에 그치지 않고 퍼시픽 콜리시엄 주변은 올림픽 이후 캐나다 시민들을 위해 1만770㎡에 달하는 헤이스팅 파크(Hastings Park)는 공원으로 확장·조성됐다.경기장 주변에 시민들의 나들이,휴식공간을 조성함으로써 친숙친밀감을 높이고 올림픽시설로 발길을 끌어당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

▲ 시민친화형 생활체육시설로 바뀐 오발경기장

밴쿠버 최대의 지역스키장인 사이프레스(Cypress) 경기장은 겨울시즌에는 스키와 스노우보드를 즐기고 봄~가을철에는 사이프레스 주립공원과 연계해 하이킹을 즐길 수 있도록 조성,지역주민이 사시사철 이용가능하다.캐나다 대표관광지 휘슬러 타운(Whistler)도 올림픽 슬라이딩센터를 연계한 체험프로그램과 함께 주변 관광지와 접목한 휘슬러 타운을 조성하고 천혜자연환경을 접목한 높이 70m,최대 시속 80㎞의 짜릿한 지프트랙(Ziptrek)을 설치해 여름철에도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실케 젤츠(silke jeltsch) 휘슬러 시설 전문가는 “캐나다 스키장 모두 자연친화적인 설계와 사계절 내내 관광객을 유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기존 시설과 올림픽 개최경험,문화유산 등을 최대한의 효율로 연계해야 올림픽 레거시를 창출하는 데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밴쿠버/김호석 kimhs86@kado.net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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