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포켓몬 열풍 그후]
7월 방문객 전년비 57만↑
출몰지역 주변 상권 활기
시, 이벤트 등 적극 대응
인기 시들 방문객 감소세

▲ 속초 엑스포공원에 ‘베이비시터’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포켓몬 고의 알을 부화시키기 위해서는 단계별로 정해진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데 이를 대신해주는 사람을 베이비시터라고 부른다.

속초의 올 여름은 유난히도 뜨거웠다.전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모바일게임 ‘포켓몬고(Pokemon GO)’ 때문이다.포켓몬고 게임이 국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 속초에서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속초는 이른바 ‘포켓몬의 성지’로 불렸다.전국 각지에서 ‘포켓몬 고 순례자’들이 속초로 향하는 진풍경이 8월 한달간 이어졌다.포켓몬 고로 지난 한달여간 뜨거웠던 속초를 되짚어본다.



■ 포켓몬고란

‘포켓몬 고’는 게임 개발사인 나이안틱랩스에서 7월5일 호주·뉴질랜드를 시작으로 출시한 위치기반 증강현실(AR) 모바일 게임이다.출시되자마자 하루 만에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하면서 다운로드 일시 중단 사태까지 불러올 만큼 이용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포켓몬 고의 플레이 방법은 간단하다.포켓몬 고를 실행하고 스마트폰을 들고 걸어 다니다 보면 화면 속에 몬스터들이 출몰한다.사용자가 휴대폰 카메라로 해당 장소를 비추면 실제로 포켓몬을 볼 수 있고 몬스터 볼을 던져서 잡을 수 있다.실제로 움직이면서 몬스터를 찾아다녀야 한다.일정 레벨이 넘어가면 체험할 수 있는 ‘체육관 전투’도 흥미로운 시스템이다.레드·블루·옐로우의 팀 설정을 할 수 있으며 공성전처럼 체육관을 두고 공격과 방어를 오가며 팀끼리 경쟁할 수 있다.

 

▲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유저들이 포켓몬고를 즐기고 있다. 본사 DB

■ 포켓몬고 열풍

지난 7월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포켓몬 고’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속초에서 플레이 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소문은 곧 사실로 밝혀졌고 게임 마니아들은 하나 둘 짐을 싸서 속초로 향했다.평일인데도 서울발 속초행 고속버스는 거의 매진이었고 포켓몬 주 출몰 지역으로 소문난 엑스포공원과 속초해수욕장,속초관광수산시장,대포항 등은 인파로 북적였다. 일부 연예인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속초에서 ‘포켓몬 고’ 게임을 하는 인증샷을 올리며 열풍에 불을 당겼다.게임 유저들은 30도를 웃도는 찜통더위에도 손에 휴대전화를 들고 포켓몬 사냥에 나섰다. 걸어 다니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 자전거는 물론이고 전동휠과 미니오토바이까지 등장했다.

■ 포켓몬고 효과

 

올해 7월까지 집계된 속초시 관광객수는 688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611만명보다 77만여명 늘었다. 특히 포켓몬고 열풍이 불었던 7월 방문객은 241만5000여명으로 2015년 7월 183만명보다 57만5000여명이 급증했다. 모두 포켓몬고 유저는 아니겠지만 행정당국은 이중 일부는 포켓몬고의 역할도 있다는 판단이다.

포켓몬고 유저들 덕분에 속초지역 상권도 활기를 띄었다. 특히 포켓몬 출몰지로 소문난 곳의 편의점들은 ‘대박’이 났다. 더위에 지친 유저들 덕분에 음료수와 아이스크림은 불티나게 팔리고 비가 오면 우산과 우비가 동나기 일쑤였다.포켓몬 고 덕분에 이병선 속초시장도 인지도도 높아졌다.이 시장은 만화 포켓몬에 나오는 오 박사를 패러디한 이 박사 복장으로 주말과 휴일 오후 1시간씩 엑스포공원에 상주하며 유저 및 관광객들과 포토타임 행사를 가졌다.국내 언론은 물론이고 해외 언론까지 인터뷰 요청이 쇄도해 벌써 CNN,NHK,알자지라 방송까지 탔다.

■ 포켓몬 특수 잡아라

전국 각지에서 게임 유저들이 속초로 몰려오자 지역 상인들도 덩달아 신났다.지역의 음식점과 카페 등은 포켓몬 관광객을 상대로 가격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하며 관광객들을 유혹,반짝 특수를 누렸다.

속초시의 대응도 빨랐다.속초시는 유저들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와 이벤트를 제공했다.홈페이지에 포켓몬 출몰 지역 등이 담긴 지도와 와이파이 지도를 올렸다.이와함께 게임 유저들을 위한 ‘포켓몬GO 지원 전략 사령부’를 운영하는 등 아낌없는 지원을 펼쳤다.시립박물관은 포켓몬을 30마리 이상 포획한 방문객에게 무료 입장 혜택을 줬다.

■ 포켓몬고 열풍 시들

▲ 속초시 시연 모습

포켓몬 고가 출시된 지 한 달여만에 광풍은 가라앉았다.게임 열풍이 몰아칠 당시 속초 엑스포광장과 고속버스터미널,속초해변 일대에는 평일에도 수많은 게임 유저들이 몰려 자정을 넘어서까지 게임을 즐겼는데 최근에는 이 같은 모습이 찾아볼 수 없다.포켓몬고의 인기가 시들었지만 속초시는 이번 포켓몬고 덕분에 전국에 관광도시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속초시의 신속한 대응과 기발한 기획은 전국의 네티즌으로부터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지만 속초는 노가 아니라 모터를 달았다”는 평가를 받았다.특히 이병선 속초시장의 오박사 코스프레는 젊은 층으로부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속초시 관계자는 “포켓몬고 열풍으로 속초시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소개가 되면서 인지도가 많이 올랐다”며 “포켓몬이 속초시에 큰 행운을 가져다 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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