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영랑호 자전거길

 

아름다운 자전거길 100선 선정
초보자들도 무난한 코스로 정비
종점 속초등대전망대 맛집 밀집



설악산 울산바위 아래 바다인듯 드넓게 펼쳐진 푸른 물결이 영랑호다.8㎞에 이르는 호수 둘레를 따라 완만한 자전거길이 조성돼 있다.호반을 따라 나무 그늘이 이어지고 곳곳에 조망을 위한 쉼터가 있어 여유와 낭만을 즐기기에 좋은 코스다.

영랑호변 자전거길은 9월초 행정자치부가 시범 시행하는 ‘자전거·보행자 겸용 도로 안전도 개선 시범사업’에 최종선정돼 국비 9억5000만원을들여 말끔하게 새단장될 예정이다.최근에는 행정자치부에서 추진한 ‘아름다운 자전거길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영랑호 자전거 길은 쌩쌩 달리며 속도감을 즐기기보다 천천히 페달을 밟으며 나뭇가지 사이로 내리는 햇살과 바람을 느끼는 길이다.전체 길이는 짧지만 영랑호에 깃든 재미난 이야기와 전설을 만날 수 있어 더욱 즐겁다.이제 막 자전거 타기를 익힌 초보자나 어린아이도 무난히 호수 한 바퀴를 돌 수 있을 만큼 정비가 잘된 것도 장점이다.자전거가 없더라도 영랑호카누경기장 앞과 영랑호리조트 안에 대여소가 있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또 영랑호 자전거 도로 종점부인 속초등대전망대 인근에는 회,홍게,생선찜 등 해산물을 즐길 수 있는 맛집이 밀집돼 있고 숙박시설도 갖추고 있어 연인 뿐만 아니라 가족과 함께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영랑호는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바닷물이 내륙의 지형을 깎아내고 그 퇴적물이 다시 바다를 가로막아 만들어진 석호로 1300년의 역사가 어려있다.삼국유사의 기록에 따르면 신라시대 화랑 영랑은 금강산에서 수련하고 금성(현 경주)으로 돌아가던 길에 이곳을 들렀고 명경같이 잔잔하고 맑은 호수에 붉은저녁 노을,웅대하게 부각된 설악산 울산바위,웅크리고 앉은 범의 형상을 한 범바위 등에 매료돼 오랫동안 머물면서 풍류를 즐겼다.이후 영랑호는 화랑의 순례도장이 됐고 호수의 명칭도 영랑호로 부르게 됐다.

오래보면 어느 것이든 정이 든다. 가을의 문턱에서 자전거를 타고 영랑호를 둘러보다보면 어느새 영랑호 구석구석에 애정이 생기고 속초 여행의 참맛도 느끼게 된다. 박주석 jooseok@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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