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미자

원주환경청장

그 옛날,아버지의 월급날은 온 가족이 손꼽아 기다리던 즐거운 날이었다.아버지의 월급이 가족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소득원이었던 탓에 어머니들은 꼼꼼하고 빈틈없이 살림을 꾸려야 했다.돈이 모자랄 것이 예상되면 반찬값을 줄였고 교육비가 부족할 것 같으면 자녀들에게 몽당연필을 재활용하라며 허리띠를 졸라맸다. 특별히 강조하지 않아도 절약할 수밖에 없는 환경 속에서 터득한 크고 작은 ‘아나바다(아껴쓰고,나눠쓰고,바꿔쓰고,다시쓰고)’의 지혜들이 생활 곳곳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다.

정부차원에서도 폐기물의 발생을 줄이고 자원순환을 촉진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OECD는 ‘지속가능한 물질관리’라는 새로운 개념을 통해 자원을 효과적으로 사용해 최종적으로 발생하는 폐기물을 줄이는 동시에 자원 활용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우리나라는 자원과 에너지 수입을 위해 2013년 기준으로 하루에 약 1조원, 매년 약 371조원을 지출해야하는 자원 다소비 국가다.특히,광물자원의 90%,에너지의 97%를 해외수입에 의존하고 있다.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경부에서는 지난 5월 29일 ‘자원순환기본법’을 제정 공포했다.

오는 2018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자원순환기본법’은 매립이나 단순 소각 대신 아이디어와 기술을 최대한 동원해 재사용과 재활용을 극대화 해 지속가능한 ‘자원순환사회’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자원순환기본법’이 본격 시행되면 향후 재활용량이 연간 약 1000만 t이 늘어나고,재활용 시장이 1조 7000억 원으로 확대되며,일자리도 약 1만개 이상 창출되는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자원순환사회로의 전환을 통해 환경적 이로움은 물론 경제적 이득까지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기존의 대량생산-대량소비형 사회를 지속가능한 ‘자원순환사회’ 로 전환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관계부처를 비롯해 산업계,지역사회 등 각계각층에서 환경보호와 자원재활용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환경부,지자체 등에서는 매년 9월 6일을 ‘자원순환의 날’로 지정해 그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9월 한 달 간 자원순환과 관련한 정책 토론회,나눔 장터 등 다양한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원주지방환경청에서도 작년 6월부터 ‘시멘트 산업분야 자원순환촉진 포럼’을 개최해 환경과 안전이 확보된 시멘트업계의 폐기물 재활용 확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또한,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하는 친환경에너지타운,바이오가스화시설,생활자원 회수시설 확충사업 및 나눔 장터 등 각종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9월 6일 ‘자원순환의 날’의 취지를 상기하며 생활 속 우리의 작은 실천이 자원순환 사회 구현을 위한 밑거름이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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