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 감성비경 6선

화천이 자랑하는 감성비경은 38곳에 이른다.
행복,휴식,재미,평화,감동,열정,치유 등 ‘테마’가 있다.
특히 천혜의 절경을 자연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신비함이 가득하다.
산천어축제가 시작되기 전 보다 여유를 갖고 겨울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감성화천’을 소개한다.

최원명 womnc@kado.net
 

 

수려한 경관속 빛나는 순백의 물안개

은빛 물결 ‘파로호’

겨울 속 파로호는 녹음으로 일렁이던 여름의 모습과는 또 다른 얼굴이다.이른 아침 눈이 내려 순백의 모습을 하고 있는 산 속의 바다는 물안개가 피어올라 은빛 물결을 이룬다.이른 아침 해가 뜨기 전에 만날 수 있는 장관이다.파로호는 지난 1944년 일제강점기 화천댐을 건설하면서 생긴 인공 호수다.그 이전에는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상상 속의 봉황이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모습과 닮아 ‘대붕호’라고 불렸다.광복 이후 북한에 속했던 지역으로 한국전쟁 때 되찾아 이를 치하하기 위해 이승만 전 대통령이 화천을 직접 방문해 ‘깨뜨릴 파(破)’와 ‘오랑캐 노(盧)’의 ‘파로호’라 이름 지었다.10억 t이라는 엄청난 담수량과 주변의 수려한 경관이 빚어낸 ‘산속의 바다’로 불릴만하다.
 

 

신비로운 빙벽 전국 동호인 단골 코스

작은 금강산 ‘딴산’

독특한 이름을 갖고 있는 딴산은 화천읍 풍산리에서 흘러나오는 계곡수와 화천댐에서 방류하는 물이 서로 만나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산이긴 하지만 섬처럼 물가에 두둥실 떠 있는 모습의 자그마한 동산이다.서늘한 그늘과 강물의 시원함으로 여름 피서지로,캠핑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겨울에도 찾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인공폭포가 만들어 낸 빙벽이 신비로움을 자아낸다.때문에 전국에서 빙벽 동호인들의 단골 코스다.독특한 이름만큼 재미있는 이야기도 전해진다.바위가 울산에서 금강산으로 가던 중 금강산 일만 이천 봉이 다 채워져 이곳을 지나가다 머물렀다는 설과 반대로 딴산이 금강산에서 이곳 어룡동까지 떠내려 왔다는 이야기다.


 

 


북한강변 펼쳐지는 고즈넉한 풍경

물 위로 걷는 ‘숲으로 다리’

화천 북한강변에는 자전거길이자 걷기코스인 산소100리길이 조성돼 있다.정해진 출발지와 종착지는 따로 없지만 일반적으로 붕어섬에서 출발해 대이리-꺼먹다리-딴산-화천댐-숲으로다리-위라리-거례리 공원-논미리-동구래 마을로 이어진다.문화관광부가 선정한 ‘사진찍기 좋은명소 25곳’에 포함될 정도로 각 지점마다 특색이 있고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특히 화천댐 아래 북한강변의 ‘숲으로 다리’는 산소길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은 구간으로 아름답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바닥이 평평한 부유물로 만들어진 폰툰교 구조로 겨울철 물안개가 자욱할 때는 마치 물 위를 걷는 느낌이다.
 

 

광덕산 하늘 아래 쏟아지는 별빛

‘조경철천문대’

겨울왕국 화천에서 초롱초롱 빛나는 별을 보는 것도 동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우리나라 천문학계의 거장 조경철 박사의 이름이 붙여진 천문대가 화천에 있다.조경철천문대는 조 박사가 작고한 뒤 4년 뒤인 지난 2014년 10월에 문을 열었지만 조경철 박사는 애정을 갖고 천문대가 건설되는 과정을 지켜봤다.우리나라 시민천문대 중 가장 높은 광덕산의 해발 1010m 지점에 위치한 데다 도심과도 멀어 인공조명으로부터 영향이 거의 없는 최적의 별자리 관측 장소다.특히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용이하고 휴전선까지의 직선거리가 20km에 불과해 맑은 날에는 북녘 땅을 볼 수 있다.
 

 

메마른 일상 속 느끼는 영혼의 자유

‘감성마을’

화천 상서면 다목리 산길을 구불구불 돌아 ‘길이 있어 내가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감으로써 길이 생기는 것이다’라는 시비가 눈에 들어오면 그 곳이 감성마을이다.여러 시와 글귀들을 마음에 새기며 눈덮인 다리를 건너면 문학관이 나타난다.이곳에서 자유라는 이름의 영혼으로 소통하고 있는 이야기꾼,이외수 작가를 만날 수 있다.물 흐르듯 펼쳐진 책과 소품,때로는 강렬하고 때로는 잔잔한 글귀들,웃음이 나오는 이외수아바타 등 뿌듯하고 행복한 미소가 퍼진다.사계절 내내 사람들의 소리가 끊이지 않지만 겨울에 전해지는 감성은 또 다른 낭만이다.
 

 

정약용도 감탄한 초록빛 계곡물

‘곡운구곡’

우리나라 구곡 6개소 가운데 실경이 남아있는 2곳 중 하나다.화천군 사내면 용담리에 위치해 있다.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사계절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눈덮인 겨울풍광은 으뜸이다.일찍이 정약용은 곡운구곡의 아름다움을 중용의 미(美)라고 표현했다.절경 9곳 각 위치에 세워진 비석에는 곡운구곡에 대한 구절이 적혀 있어 계곡의 특징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제대로 감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어린 시절 보물찾기를 하듯 하나하나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신비롭게 흘러내리는 물과 자연스럽게 형성돼 선명한 초록빛을 머금은 소,하얀 포말을 뿌리며 떨어지는 크고 작은 폭포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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