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삼성물산 합병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6.12.6

최순실 국정조사 청문회로 석연찮은 삼성물산[028260]-제일모직 합병 과정의 의혹 규명이 증인들의 불성실한 답변으로 핵심을 빗겨가는 모양새다.

6일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최광 전 국민연금 이사장 등에게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한 질문이 집중됐다.

이 부회장은 당시 두 회사의 합병과 관련해 국민연금 관계자를 만났다는 점은 인정했으나 "양사의 합병이 저의 경영권 승계와는 관계가 없다"고 못 박았다.

합병을 보고받은 것도 "정확한 시기가 기억나지 않는다"며 "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최고경영자들이 협의 후 의견을 물어왔다"고만 답했다.

이 밖에 대부분 질문에는 구체적인 즉답을 피했다.

삼성물산의 자사주 매각에 반대하던 의사를 바꾼 것도 이재용 회장 본인의 결정이었느냐는 질문에는 "개인 의견은 상관없이 각 회사의 CEO와 경영진이 최선의 결과를 위해 노력한다"고만 답했다.

이 부회장은 "합병한 지 이제 1년이 조금 넘었다'며 "합병이 올바른 결정이라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홍완선 본부장은 합병 결정 전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을 통해서 이재용 회장과 한 시간 반 정도 만났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나 삼성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합병 비율을 왜 인정했는지, 외부 전문가로 이뤄진 '보건복지부 의결권행사전문위'를 거치지 않고 내부 투자 위원회의 결정만으로 합병을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지 등은 밝히지 않았다.

이재용 회장과의 만남에서 합병 비율 조정을 요청했느냐는 질문에는 "합병 비율은 자본시장법에 의해 정해진 것"이라며 설명을 시작하려 했으나 다른 질문이 이어지면서 발언이 중단됐다.

최광 이사장은 자신이 왜 물러나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동문서답으로 석연찮은 여운을 남겼다.

최 전 이사장은 "홍완선 이사장의 연임을 반대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가 재차 답변을 요구받고는 "긴 스토리다. 저는 제가 왜 물러나야 했는지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고 답하고는 입을 닫았다.

최 전 이사장은 상위 기관인 보건복지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홍완선 당시 기금운용본부장의 연임을 반대했다가 갈등 끝에 물러났다.

홍 전 본부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을 찬성한 것이 이유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최 전 이사장은 청문회에서 삼성의 합병 건과 관련, 최경환 당시 경제부총리, 기획재정부, 복지부 등과 논의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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