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왜 당 지도부 만났나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6일 박근혜 대통령과 가진 면담후 박 대통령이 탄핵 보다는 사임을 바란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동석했던 정진석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당초 밝혔던 ‘4월말 사퇴와 6월말 대선’이라는 당론을 지킬 수 없다는 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집권 여당을 여의도 청와대 분실 정도로 인식했던 박 대통령이 탄핵정국에서 친정에 구원의 손길을 내밀고 있는 형국이지만 국회의원들은 제 살길을 찾아 탄핵에 합류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박 대통령 면담후 가진 의원총회에서 “(박 대통령은) 국가원로들이 지난 번에 모여서 4월 사임 그리고 6월 대선을 얘기했을 당시 대통령은 거기까지는 생각을 안 했던 것 같았다”며 “그런데 원로들이 말씀을 하시고 당내에서 그 부분을 당론으로 결정하면서 수용하기로 생각을 굳혔다”고 설명했다.

또 “(박 대통령은) 평화적으로 특히 안정적으로 정권을 이양하는 것이 국정 안정과 그 다음에 정치 일정을 투명하고 명확하게 하는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그래서 대통령 생각은 우리 생각이 어떻든 간에 탄핵으로 하는 것보다는 사임 쪽으로 이렇게 받아 주기를 바라는 그러한 심정을 (우리가 동료의원들에게) 전달하기를 (의향을)밝혔다”고 이 대표는 소개했다.

하지만 정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당초 밝혔던 ‘4월말 사퇴와 6월말 대선’이라는 당론을 지킬 수 없다는 점과 함께 오는 9일로 예정된 국회 탄핵안 처리에 참여할 수 밖에 없는 당내외 위기상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로 예정된 새누리당 의원총회에 앞서 당 지도부를 만나 ‘4월말 사퇴와 6월말 대선’ 수용 입장을 밝히면서 친정인 새누리당에 탄핵 열차를 세워 달라는 마지막 호소를 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새누리당 비주류 모임인 비상시국모임은 이날 국회에서 연석회의를 열고 “대통령의 4월 조기퇴임은 국민으로부터 거부당한 카드”라며 박 대통령이 기대했던 ‘질서있는 퇴진’을 일축하고 나섰다.

박 대통령이 당 지도부를 통해 자신의 명퇴를 마지막으로 호소하고 나섰지만 비주류를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들의 마음을 얼마나 붙잡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탄핵시계가 마감시간을 향해 움직이는 가운데 박 대통령의 마지막 구원 요청도 무위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청와대에 갇힌 박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이 풍전등화로 전락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남궁창성 cometsp@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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