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 화가 유작 반세기만에 양구 고향땅 밟았다
7월 특별전 ‘귀로’ 국내 공개
소박한 서민 정서 담겨 눈길
첫 해외전시 구체적 기록도

▲ 박수근미술관에 전시된 ‘귀로’

2016년 도내 문화예술계는 각 분야·장르별 활발한 활동에 결실이 더해져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한해였다.양구출신 박수근 화백의 유작이 발견돼 미술계를 설레게 했고 국립한국문학관 춘천 유치를 위해 문화예술인과 도민들이 힘을 모았다.또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한 다양한 문화행사를 선보이며 ‘문화올림픽’의 서막을 열었다.올 한해 있었던 굵직한 이슈를 통해 2016 강원문화예술계를 돌아본다.


올해 미술계는 ‘박수근의 귀향’으로 인해 설레는 한 해를 보냈다.양구출신 박수근(1914~1965)화가의 유작 2점이 미국에서 발견된 데 이어 그 중 한 작품인 ‘귀로(1964)’가 반세기 만에 고향땅을 밟았기 때문이다.

박수근미술관은 지난 3월 캘리포니아 USC 파시픽 아시아 뮤지엄(USC Pacific Asia Museum)에 소장된 박수근 화가의 유작 ‘귀로’를,미국 미시간 대학교 미술관(University of Michigan Museum of Art)에서 보관 중인 ‘노인들’을 잇달아 발견했다.

두 작품 모두 50여 년 만에 세상밖에 나온 것으로 그동안 다른 화가들에 비해 남아있는 자료가 빈약한 박수근 화가의 예술세계를 재정립하고 그의 작품 소장처를 보다 정확하게 기록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특히 박수근 미술관은 소장처인 USC 파시픽 아시아 뮤지엄과 협의를 통해 지난 7월 특별전을 열고 ‘귀로’를 국내에 공개했다.1965년 서울 중앙공보관에서 개최된 박수근 유작전 이후 국내·외에 한번도 공개되지 않은 작품으로,도록을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었던 그림이기에 더욱 화제가 됐다.‘귀로’는 박수근 화가 사망 1년 전에 탄생한 그림으로 박 화가 특유의 소박하고 서민적인 정서를 오롯이 담고 있다.내년 4월까지 이어지는 특별전을 관람하기 위해 박수근 미술관에는 현재도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박수근 화가의 유작과 함께 발견된 문헌은 ‘첫 해외전시’의 비밀을 푸는 열쇠가 됐다.미국 샌프란시스코 주립대도서관을 통해 확인한 1957년 미국 도록에는 미국 전시회의 구체적인 장소와 기간,전시작품이 수록돼 있어 그의 연보를 보다 정확하게 기록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그동안 박수근 화가의 첫 해외전시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박수근 화가의 친필 연보에는 첫 해외전시가 ‘1957 미국 산프란씨스코 박물관 주최 아세아 및 서방의 미술전 출품(Art in Asia and the West)’로 돼 있었으나 그 당시 같이 출품을 했던 김영기,성재휴 화가의 연보에는 전시 연도가 ‘1958’로 명기됐기 때문이다.이에 이번 미국 도록 발견은 박수근 연보 조사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번 유작 발견은 해외에 잔재해 있는 박수근 화가의 작품과 자료 조사를 위한 체계적인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엄선미 박수근미술관 학예실장은 “해외전수조사 홍보망을 구축해 박수근 화가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사람들과 그의 가족들의 소재지 파악에 주력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안영옥 okisoul@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