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서 골목문화축제 with 크리스마스 아트마켓

송구영신의 계절,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특별한 크리스마스 축제가 강릉에서 벌어진다.오는 17~18일 강릉 명주예술마당에서 열리는 ‘골목문화축제 with 크리스마스 아트마켓’.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자선경매를 통해 구매할 수도 있고 지역주민들의 ‘수제 음식’으로 꾸민 ‘포트럭 파티’도 열린다.조명등으로 화려함을 더한 설치미술 작품들이 눈을 즐겁게 하고 전문 공예가들이 만든 아기자기한 크리스마스 공예품들이 마음을 즐겁게 한다.이번 축제는 지난 10월 개관,강릉의 새로운 문화거점으로 떠오른 ‘명주예술마당’에서 열리는 첫 크리스마스 행사여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강릉의 옛도심에서 아날로그의 추억을 되새기는 낭만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 명주동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골목투어 행사도 기대를 더한다.

▲ 강릉 명주동 주민들이 조명등 만들기 작업을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 주민들이 만든 물고기 조명등이 명주예술마당 컨벤션홀에 전시돼 있다.

17∼18일 강릉 명주예술마당
조각·회화 작가 작품 자선 경매
소원등·케익 만들기 주민 참여
경매 수익금 이웃돕기 등 지원




■ 자선 경매부터 골목투어까지-푸짐한 프로그램

▲ 크리스마스아트마켓포스터

‘골목문화축제 with 크리스마스 아트마켓’의 백미는 ‘자선 경매’다.경매에는 조각·회화·공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 수십점이 출품된다.경매를 통해 발생한 수익금은 어려운 이웃을 돕거나 도서관건립기금으로 쓰일 예정이다.지역 내 전문 작가들이 참여하는 ‘공예 프린지’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30여 팀이 참여하는 공예 프린지에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층 돋워줄 각종 인테리어 소품을 비롯해 수제 스카프,에코백,석고 방향제,디퓨저 등이 선보인다.

또 명주동 주민해설사들과 함께 동네 곳곳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탐방해 볼 수 있는 명주동 골목투어도 2개 코스로 나뉘어 진행된다.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으로는 크리스마스 미니 케이크 만들기,크리스마스 리스 만들기,초충도 키트·소원등·저금통·연필꽂이 만들기 등이 준비돼 있다.전시로는 명주동 주민들이 직접 만든 물고기·돼지 조명등 전시와 주민들로부터 기증받은 골동품을 전시하는 ‘기억을 기록하다’전 등이 진행된다.



■ 지역 작가들의 기부로 커가는 아트마켓

강릉문화재단이 주관하고 있는 크리스마스 아트마켓은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됐다.지역 공예작가들이 강릉의 사회복지시설인 ‘성은 모자원’에 방문해 책꽂이나 책상 등을 만들어주는 행사가 출발점이었다.

이후 이듬해부터 ‘자선 경매’ 형태로 진행돼 왔다.아트마켓의 성공에는 지역 작가들의 적극적인 기부 참여가 큰 힘이 됐다.지난해는 70여 점이 출품돼 대부분이 낙찰됐고 올해에도 탐나는 공예품들이 속속 접수되고 있다.경매품 중에는 회화·조각 작품을 비롯해 스마트폰용 나무 스피커,정성이 깃든 자수 지갑과 일본 작가들의 작품도 있다.

또 미술계의 ‘떠오르는 별’인 임만혁 작가의 작품도 3점이 접수됐다.모두 화랑에서는 200만원을 호가하는 작품들이다.그는 “고향을 위해 좋은 일을 할 수 있게 돼 오히려 영광스럽다”고 말했다.임 작가는 올해로 3년째 크리스마스 아트마켓 자선경매에 작품을 기부하고 있다.



■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는 축제

강릉 명주동에서 50여년을 살고 있는 주민 김공자(73) 씨는 올해만큼 크리스마스가 기다려졌던 때가 없었다고 한다.김 씨는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아트 마켓에서 제가 만든 물고기 조명등을 보며 행복해 할 것을 생각하면 설레서 잠이 안온다”며 환하게 웃었다.

명주동 주민 10여 명은 지난달 초부터 강릉의 시민문화예술공간으로 새롭게 문을 연 ‘명주예술마당’에서 아트 마켓에 설치미술로 전시될 조명등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주민들은 주말을 제외하고 주5일을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까지 명주예술마당에 상주하며 조명등 제작의 첫 단계인 철근 작업부터 채색,마무리 작업까지 일일이 수작업을 해왔다.때문에 똑같이 생긴 조명등이 없다.채색된 그림도 클로버,태극기,무지개 등 각양각색이다.이들이 만드는 조명등은 물고기 모양과 돼지 모양 등 2가지다.물고기는 그 옛날 신라시대에 강릉 남대천에서 연화부인의 편지를 경주의 무월랑에게 전해줬다던 ‘명주동 설화’의 물고기에서 모티브를 따왔고 돼지는 명주동 주민 모두에게 복이 차고 넘쳤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제작됐다.

주민들은 이번 아트마켓을 기회로 또 다른 차원의 도전을 할 예정이다.바로 직접 제작한 물고기 조명등을 판매하는 것.이종덕 강릉문화재단 사무국장과 정혜정 강릉문화재단 명주동문화마을만들기 사업 담당은 “최근 명주동 주민들로 구성된 협동조합이 만들어졌는데 향후 조합에 조명등 의뢰가 들어오면 주문제작 방식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골목문화축제가 강릉을 알리는 또 하나의 화제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서영 arachi21@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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