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엄쉬엄 걷는 인제 겨울길

산의 고장 인제는 편안하게 느린 걸음으로 겨울에 걷기 좋은 산길이 많다.

숨은 명소로 너른 터를 볼수 있는 마장터길,인제 정중앙에 위치해 조망이 좋은 한석산,유아숲체험원·산림수변공원이 조성돼 있는 갯골을 소개한다.

또 널리 알려진 국민관광지 원대리자작나무숲은 최근 진입로 개선 공사를 마쳐 탐방하기에 더 좋아졌다.

▲ 마장터 길

#마장터길

너른 평지위에 펼쳐진 눈 장관

인제군 북면 용대리 미시령옛길 창바위에서 출발해 소간령을 넘어 마장터까지 3㎞이다.마장터에서 3㎞ 정도 더가면 대간령(새이령)이 나온다.인제 용대리∼소간령∼마장터∼대간령(새이령)∼고성 구간 고갯길은 과거 인제와 동해안을 연결하는 주요 통로였다.한때 진부령,미시령보다 통행이 많았다고도 전한다.이곳의 비포장 산길은 겨울에 걷는 맛을 느끼기에 그만이다.바위에 구멍이 뚫려 있는 용대리 창바위(창암)를 지나 계곡을 따라 비교적 완만한 길을 쉬엄쉬엄 걸어 소간령을 오르면 예전에 마을을 이뤘던 마장터가 나온다.인제 지명유래에 따르면 마장터는 ‘옛날에 말장이 섰다해서 마장터라고 부르며 현재는 1가구가 살고 있다’고 기록돼 있다.용대리∼소간령의 계곡은 좁고,마장터∼새이령의 계곡은 더 넓어져 계곡의 다양한 표정을 볼 수 있다.고개에 오르면 너른 평지에 눈쌓인 장관을 만날 수 있다.특히 쭉쭉 뻗은 낙엽송의 여린 가지에 쌓인 흰눈을 보면서 걷다보면 별천지에 있는 듯하다.

▲ 한석산

#한석산

정상서 설악산까지 한눈에 조망

한석산은 인제읍 고사리와 가리산리에 걸쳐 있고 정상은 해발 1103m이다.한석산은 인제읍에서 내설악 인근의 삼형제봉,가리봉으로 연결되는 산으로 등산객에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미지의 산이다.이 산은 인제군 정중앙에 위치해 있다.산정상에 오르면 설악산은 물론 인제와 타 시군의 경계를 이루는 산들의 장엄한 흐름이 한눈에 조망되고 날씨가 좋으면 멀리 양구 해안,고성 통일전망대까지 보인다.새로운 마음으로 새출발하는 새해 1월에 정기를 받고 복을 빌기에 좋은 곳이다.산행코스는 고사리∼정상∼갈림길∼덕적리(14㎞),가리산아파트∼갈림길∼정상∼피아시(15.8㎞),하추리∼갈림길∼정상(7.3㎞)의 등산로를 많이 이용한다.특히 덕적리 군도 5호선 장승고개에서 임도를 따라 6㎞ 거리를 느린 걸음으로 정상에 오르는 코스는 차량도 정상까지 갈 만큼 완만하다.한석산 임도 걷기는 완만하고 노폭이 넓어 길잃을 염려가 없다.또 정상부분의 나무 키가 낮아 조망이 좋다.구불구불 나이든 참나무가 멋을 뽐낸다.


#갯골

골짜기 침엽수 군락 보존 우수

갯골 산길은 인제읍 남북리 시가지에서 출발해 양구 남면 경계까지 군도 2㎞·임도 13㎞길이 나있어 트래킹코스 15㎞의 짧지않은 길이다.갯골은 인제국유림관리소가 만든 유아숲체험원과 산림수변공원이 있어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곳이다.특히 인제군이 2020년 말까지 갯골자연휴양림 조성계획을 갖고 있을 만큼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갯골은 갯골천 등 크고 작은 계곡을 따라 평평한 길을 물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올라갈 수 있다.아기자기한 바위와 침엽수와 활엽수가 옹기종기 모여 군락을 이룬 모습이 장관이다.눈 덮인 날이면 눈이 적게 쌓인 찔레 덤불 밑에서 모였다가 화들짝 놀라 달아나는 새들도 만날 수 있다.이 골짜기에는 약수터,사찰은 물론 옛 삼청교육대 교육장도 있다.인제∼양구 군사도로 ‘개골령길’을 뚫기 위해 삼청교육대 사람들이 투입된 사연이 깃들어 있다.또 갯골에서 갈라진 작은 골마다 예전에 화전민마을이 있었다.갯골에서 임도를 따라 광치령을 지나 16㎞ 더가면 용늪을 품고 있는 대암산에 닿는다.
 

▲ 원대리 자작나무숲

#원대리 자작나무숲

하얀 눈과 나무 신비로운 조화

원대리 자작나무숲 진입로인 원정임도가 확장돼 차도와 탐방로가 분리되면서 더 안전하고 편하게 자작나무숲에 닿을 수 있게 됐다.입구 주차장에서 임도 3.2㎞를 따라 걸으면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이 나온다.원대리 일대 자작나무숲은 1974년부터 조성됐으며 총 조림면적 138㏊에 40만 그루가 자라고 있다.메인숲인 ‘속삭이는 자작나무숲’ 6㏊에는 1993년 조림된 수령 30년의 시베리아 자작나무 5400여그루가 서있다.메인숲에서는 수천 그루의 자작나무와 숲속교실,생태연못,인디언집,전망대,탐방로 등이 있다.탐방로는 자작나무숲(숲길 0.9㎞),치유코스(숲길 1.5㎞),탐험코스(숲길 1.1㎞,원대임도 2.7㎞),힐링코스(숲길 2.4㎞,절골임도 2㎞) 등으로 구성돼 있다.겨울의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북국의 그것보다 더 이국적이다.눈처럼 뽀얀 자작나무 줄기가 흰눈과 어우러져 신비로움을 선사한다.자작나무숲 하얗고 거대한 벽이다.그 벽 가까이 가면 하얀 벽은 성큼 저 뒤로 물러나고 하얀 나무에 햇빛이 부서지며 아찔하다. 이동명 sunshin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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