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지 출신 광부 ‘귀향’ 프로젝트
강원랜드·삼탄아트마인 감탄
태백 산업전사 위령탑 참배
노모와 함께 눈시울 붉히기도

▲ 재안산강원도민회원 등이 지난 17일 정선아리랑시장에서 장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정부의 폐광정책으로 먹고 살기 위해 정든 고향을 어쩔 수 없이 떠나 객지에서 삶을 이어간 광부들의 20여년만의 귀향길은 따뜻했다.지난 17일과 18일 정선과 태백에 낯선 얼굴 120여명이 방문했다.지난 1989년 석탄산업합리화 정책으로 일터인 폐광지를 떠난 1세대 광산 근로자와 그의 자식들이 노부모의 손을 잡고 고향을 찾았다.타향에서 그동안의 삶의 이력을 말해주듯 얼굴에는 깊은 주름살이 잡히고 머리는 희어졌으나 표정만은 밝았다.

이들은 정선읍에 도착해 어려운 시절 자주 먹었던 고향의 맛인 곤드레밥을 맛보고 정선아라리시장을 찾아 손에 가득 더덕과 곤드레장아찌 등을 구매한 뒤 정선군립아리랑예술단의 아리랑 공연을 관람하며 막걸리도 한 잔 걸쳤다.이어 태백시 황지동으로 이동해 광산에서 순직한 광부들의 위패가 안치된 산업전사위령탑을 참배하고 석탄박물관을 관람하면서 힘들었던 광부의 삶을 되돌아보며 눈시울도 붉혔다.1973년 삼척탄좌에서 아버지를 잃고 자신도 태백과 고한에서 광부로 일하다가 고향을 떠나 안산에서 생활하는 김만용(55)씨는 노모와 여동생과 함께 이번 광부의 귀향길에 동했했다.이들은 위령탑에서 아버지 위패를 발견하자 부둥켜 안고 엉엉 울었다.

▲ 한때 탄광촌 산업전사로 근대화를 이끈 1세대 광산근로자와 가족들이 지난 17일 옛 고향인 태백 소재 산업전사위령탑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이들은 강원도민일보와 강원랜드가 후원한 귀향프로젝트에 참여,추억을 되살렸다.

2001년 10월 폐광된 삼척탄좌에 들어선 대한민국 예술광산 1호 삼탄아트마인에서는 광부들의 흔적을 되돌아 보고 예술의 열정을 느끼며 박제된 폐광에서 희망의 꽃을 발견했다.특히 폐광지역 발전을 위해 들어선 강원랜드를 둘러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박호재 전 안산강원도민회장은 “폐광지역 출신 광부들을 위한 따뜻한 배려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으로 광부들의 귀향 행사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원도민일보와 강원랜드·강원랜드복지재단은 재안산강원도민회를 비롯해 재경 태백·삼척·영월·정선향우회 등의 협조로 옛 광산근로자를 위한 ‘귀향,보람,약속’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방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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