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중지 조치 아이 맡길 곳 없어

직장 휴가 눈치보여 발만 동동

학교 만류에도 등교시키는 경우도

속보=A형 인플루엔자(독감) 감염 환자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본지 12월21일자 1면)한 가운데 등교 중지 조치를 받은 아이를 둔 워킹맘들이 비상이 걸렸다.아픈 아이를 돌보기 위해 휴가를 내야 하지만 일주일씩 자리를 비울 수 없어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유치원 교사 A(39)씨는 지난주 큰 아들(12)과 작은 딸(8)이 하루 간격으로 독감 판정을 받았다.두 아이 모두 등교 중지 조치를 받아 집에서 쉬어야 하지만 맞벌이 부부인 A씨는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다.결국 남편과 교대로 휴가를 내며 아이들을 돌봤다.A씨는 “아이 둘이 모두 독감에 걸려 갑작스러운 상황에 난감했다”며 “아이가 아파 부득이하게 휴가를 내야 하는 경우 눈치를 주는 직장문화도 아쉽다”고 토로했다.미용실을 하고 있는 B(35)씨는 초등학교 1학년 딸(8)이 독감 판정을 받아 이번주 가게 문을 닫기로 했다.아이를 돌봐 줄 사람이 없고 그렇다고 남편이 휴가를 쓸 수 있는 처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등교 중지 조치를 받은 아이를 집에 혼자 두는 경우도 있다.춘천 성림초에 재학 중인 C(12)군은 독감으로 집에서 요양 중이지만 맞벌이 가정이라 혼자서 식사와 약을 챙겨 먹어야 한다.아픈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보니 독감 판정을 받고 1~2일 만에 등교하는 경우도 허다하다.문화공연관련 기업체에 근무하는 한 학부모(35)는 “월요일에는 한 반에 5~7명이 독감으로 결석했는데 이튿날 가보니 교사의 만류에도 그 중 절반은 다시 학교에 나왔다”고 밝혔다.

한편 21일 현재 도내에서 A형 독감에 걸린 누적 학생수는 4831명으로 집계됐으며 등교중지 학생수는 1821명에 달했다.조기방학을 결정한 학교도 늘고 있다.지난 20일 춘천 강원고와 강원중이 방학을 앞당긴 데 이어 21일 춘천교대부설초·장학초,평창 계촌초가 조기방학을 결정했다. 오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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