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기

속초시의회 의원

요즘 속초시가 요새화되고 있다.

아름다운 산과 바다,호수와 온천의 도시,전국 제일의 관광도시를 시정의 핵심 키워드로 정해 추진하고 있는 속초시가 20층 이상의 초고층 아파트,호텔 등 빌딩 숲에 에워싸여 도심은 스카이라인을 잃어 버리고 시민들은 일조권과 조망권을 빼앗기고 있다.

자연속에서 휴양과 힐링을 목적으로 속초를 찾아오는 관광객들은 “고층빌딩의 신축으로 어제의 속초가 아니다”라면서 “수도권과 다를 바 없는 속초는 속초다움의 매력이 있을까?”라고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속초의 가장 큰 매력은 자연이다.그리고,이 쾌적한 자연속에서 생산되는 청정한 먹거리 때문에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 오고 있다.예전에는 속초시 어느 곳에서도 설악산은 어머니 품처럼 도심을 감싸안고 있는 한 폭의 그림이었고,영랑호와 청초호,동해바다는 멋드러진 12폭 병풍이었다.지금 속초시는 동서남북 가릴 것 없이 거의 모든 지역에서 대형 아파트가 신축중이거나 신축을 위한 인·허가 절차를 마치고 본격적인 공사를 준비중에 있다.지역발전을 위한 일이라면 전국적인 추세에 맞춰 대형 건축물들이 신축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속초의 생명은 빌딩숲이 아니라 살아있는 아름다운 자연과 어떻게 어우러지며 상생하는 시스템을 만드냐는 것이다.이럼에도 지금 속초시는 경관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나 대책을 가지고 시유지를 매각하고 건축 허가를 승인했는 지,지금의 추세라면 조만간 속초시는 전역이 공사장이 될 것이고 전국 제일의 관광도시라는 구호를 사용하지 못하게 될 지도 모른다.

2014년 민선 6기가 출범하면서 2016년 6월까지 속초시는 재정건전화라는 미명아래 보전가치가 높고 미래자원이 가능한 알토란 같은 시유지(대포항 개발부지 포함)를 580억원이나 매각했다.사유지를 포함하면 매각규모는 속초시 승격 이후 최대규모이다.

하지만 잠재적 채무도,일반채무도 거의 줄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시유재산은 속초시의 행정재산이기 이전에 속초시민 한분 한분들의 소중한 재산이기에 시유지 매각으로 인하여 선량한 시민들이 피해를 보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공사현장 주변 시민들은 자구책으로 비상대책위원회까지 만들어 최소한의 정신적인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시행사는 강건너 불구경이다.속초시에서도 시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서 조건부 승인이라는 대책을 마련해 주었을 텐데,누구를 위한 인·허가인지,누구를 위한 개발인지 참으로 답답할 뿐이다.

상수원 원수 확보 문제도 그렇다.지난해 11월 시정연설을 했다.그런데,가장 핵심적으로 거론되고 실효적 대책이 필요한 물부족 문제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속초시는 만성적인 물부족 도시이다.지금의 정수량으로는 속초시민들이 사용하기에도 빠듯하다.

지금 시민들은 공무원들의 ‘역지행지’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다시한번 시 전역의 공사현장을 돌아보고,시민들이 무엇 때문에 아파하고 있는 지,무엇을 원하고 있는 지를 세심하게 살펴보면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한 충실한 답을 시급히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미래에 대한 철저한 계획과 대책이 없는 행정은 시민과 후손들에게 커다란 짐과 고통만 안겨 준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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