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승일

강원대학교 산림환경과학대학 연구교수

최근 웰빙,로하스(LOHAS) 등 친환경적인 삶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고 현대인들의 생활 습관병 및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건강증진 및 질병 치유의 장소로서 산림이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이것은 숲이라는 자연이 우리의 삶과 뗄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인류는 숲에 의존하여 성장해 왔으며,많은 문명이 숲을 바탕으로 탄생하여 발전해 왔다.우리는 숲에 가면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고 건강해 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자연이 숨쉬는 숲으로 가고자 하는 욕구가 생기는데 이것은 바로 인간에 약 3만 5000여개의 유전자 속에 숲으로 돌아가려는 유전자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최근 연구자들이 인간이 숲을 그리워하는 이유를 증명한 이론 바탕에는 “인간이 오랫동안 생활해 온 숲이라는 환경과 차단되어 인공 환경 속에서 과도한 스트레스를 숲과 접촉함으로써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이는 현대인이 도시생활 속에서 느끼고 있는 많은 스트레스를 숲 이라는 환경이 치유해 주고 있음을 잘 나타내고 있다.말 그대로 숲은 “생명의 숲”이요,“치유의 숲”인 것이다.

이런 산림치유의 숲이 가장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국가가 독일이다.독일은 1800년에 시작된 ‘기후요법’을 모태로 200년이 넘는 산림치유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기후요법 이후 산림 ‘지형요법’ 및‘자연건강 조양법’과 같은 현재의 휴양촌 형태의 다양한 산림치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산림치유에 의료보험제도를 도입한 것을 빼놓을 수 없다.독일은 2000년부터 직장인들이 4년에 한 번씩 3주일 동안 의무적으로 쉬도록 법제화했다.그런데 휴식은 집에서 쉬는 것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각 개인은 산림치유 기지를 찾게 되고,산림치유 기지의 숙박비와 의료비는 국가의 의료보험으로 지원받는다.독일이 산림치유에 의료보험을 도입한 것은 산림치유 참여율과 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킨 획기적인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숲이라는 보건기능은 산림환경에 대한 인간의 생리적 효과 연구가 일부 보도되고 있는데 숲속에 앉아서 주변 환경을 바라보거나 숲길을 걸으면 도시에서의 활동과 비교하여 각성 상태에서 활성화되는 뇌의 활동이 억제되고,혈압 및 심박수는 물론 스트레스 호르몬의 혈중 농도가 낮아진다고 하였다.또한 숲의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신체가 실질적으로 이완되며,숲 속을 걸으면 면역세포의 한 종류인 자연살해세포(Natural Killer Cell)의 활성도가 증가하여 면역력이 높아지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또한 숲의 치유효과는 일상생활 속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송편을 찔 때 솔잎을 넣는 것은 은은한 향 때문이기도 하지만 피톤치드의 방부 효과를 활용해 송편이 잘 쉬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또한 도시 직장인에게 일정기간 산림욕을 하게 한 뒤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제거하는 “NK(Natural Killer)세포”의 활성도를 조사한 결과,산림욕 전 18%였던 NK세포 활성도가 첫째 날에는 21%,둘째 날에는 26%로 증가했으며,“숲에 가면 암이나 감기증상이 좋아지는 것은 우리 몸의 면역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치유의 숲은 어제 오늘 새롭게 등장한 개념은 아니다.단지 지금까지 우리가 그 가치를 모르고 당연한 줄만 알았던 자연의 소중함이 급격한 도시화로 인하여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이다.그리고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누구나 오래 사는 시대가 되었다는 점은 반가운 일이다,그러나 건강한 삶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라는 질문의 답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아름답고 건강한 숲이라는 자연의 선물에서 건강한 삶은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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