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위주의 이벤트 위험 부담,장소 콘텐츠 다변화 필요

강원도의 또 다른 브랜드 겨울축제가 위기를 맞고 있다.올 겨울 들어 춥지 않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얼음을 테마로 한 겨울축제가 줄줄이 연기된다.오래 전부터 준비하고 기대를 걸었던 자치단체들로서는 난감해 한다.겨울축제가 대부분 얼음을 매개로 한 것이어서 결빙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축제를 강행할 수 없는 처지다.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겨울축제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해왔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화천 산천어축제도 날씨에 발목이 잡혔다.결빙상태가 좋지 않아 안전이 문제가 제기됐고,이 때문에 개막일을 이번 주말(7일)에서 오는 14일로 일주일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올 들어 영서지방의 기온이 평년보다 1도 이상 높았다고 한다.날씨가 오랜 시간 공을 들이고 준비를 해온 겨울축제에 엄청난 타격을 주고 있는 셈이다.2003년 시작된 화천산천어축제는 10여 년의 연륜을 쌓으면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4대 겨울축제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다.

그동안 진화를 거듭하면서 엄청난 경제적 파급효과를 낳았다.2006년 이후 해마다 100만 명이 이상의 관광객이 찾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각광받는 글로벌축제가 됐다.그러나 축제의 메인무대가 되는 얼음이 제대로 얼지 않으면 정상적으로 행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이 고민이다.그동안 행사무대를 시내 권과 다른 읍면지역으로 분산하는 등의 노력을 해 왔으나 또 다시 난관에 봉착했다.안전을 최우선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산천어축제는 지난 2011년에도 구제역 확산을 우려해 대회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전격 취소했었다.지역 경제의 많은 타격이 우려됐지만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한 결단이었다.이번 축제 연기도 관광객의 안전을 위해 불가피한 것으로 볼 수 있다.화천뿐만 아니라 오는 14일부터 22일까지 예정됐던 인제빙어축제도 21일로 개막을 늦췄다.홍천의 꽁꽁축제,평창의 송어축제 등도 날씨 때문에 잇따라 행사 일정을 조정하는 등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

강원도의 겨울축제에는 매년 3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린다.그러나 날씨가 축제의 성패를 좌우하는 형태에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갈수록 행사 연기나 취소사태가 잦아지는 데다 10여 년 이상 같은 패턴의 축제가 반복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날씨 의존도가 큰 컨텐츠를 다변화하고,관광객 욕구의 변화도 적극 수용해야 한다.새로운 길을 모색해야할 충분하고 불가피한 이유다.따뜻한 날씨가 걸림돌이 아니라 전화위복의 계기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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