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직격탄 자영업자 “아무리 노력해도 헛수고”
연말연초 불구 식당가 찬바람
화훼업계 농장부터 타격 받아
저가형 설 명절선물마저 외면

▲ 김영란법과 경기 불황으로 소비가 침체되면서 도내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4일 춘천의 한 상가에 점포 임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효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김영란법)이 5일로 시행 100일을 맞는다.부정부패 척결이라는 도입취지에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강원경제가 경기 불황에 이어 소비 절벽에 휘청거리는 모습에 우려의 목소리가 함께 나오고 있다.특히 자영업자,농민 등 경제적 약자들의 타격이 예상보다 커지고 있다.김영란법 시행 후 위축된 서민 경제,세태 변화,향후 과제 등을 시리즈로 싣는다.

농민과 자영업자들에게 매출은 생명줄이나 다름없다.하지만 김영란법 시행후 서민들 대표하는 이들 업종 종사자들의 생명줄이 위태로워지고 있다.4일 저녁 찾은 춘천의 한 횟집.평소 연말연초 공공기관 인사 시즌이면 며칠 앞두고 예약을 해야했지만 이날 식당 내부는 찬바람만 불었다.식당주인 박주복(53·가명)씨는 “옛말에 강산이 변하는데 10년이 걸린다고 했는데 김영란법은 한순간 세상을 변하게 했다”며 “떨어지는 매출을 올리기 위해 아무리 노력을 해도 허탕”이라며 고개를 떨궜다.

화훼업계는 농장부터 꽃집까지 손쓰기 어려울 정도로 충격에 빠져있다.선물용 꽃바구니에 사용되는 붉은 장미와 주요 꽃의 수요가 줄자 도내 화훼농장 상당수가 재배를 중단했다.이 때문에 붉은 장미 10송이가 2만원대에서 3만~4만원대로 치솟자 이번에는 꽃집들이 타격을 받았다.김영란법으로 소비가 크게 줄어든데다 공급단가마저 뛰면서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다.최근 꽃집에는 국내산 대신 수입산 꽃들이 공급되기 시작했다.

국산 농산물이 수입 농산물로 대체되고 있는 곳이 또 있다.서민들이 자주 찾는 마트다.유통업체들이 설 명절을 한달여 앞두고 국내산 한우 등을 저가형으로 꾸며 내놨지만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았다.유통업체들은 고심 끝에 한우 선물세트 비중을 줄이고 미국산 찜갈비세트를 저가형으로 구성해 육류코너를 꾸몄다.

최명식 전국새농민회 강원지부장은 “1차 산업이 무너지면 농산물 가공,외식업 등 2,3차 산업도 타격을 받는 만큼 김영란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신관호 gwanho@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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