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산란계 농장서 의심 축 발생,방역+패러다임 전환 중요

엊그제(4일) 인제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우려가 크다.해당 양계장에서 폐사한 닭에 대한 AI 간이 혈청검사를 한 결과 양성판정이 나왔다.지난달 1일과 13일 철원의 산란계 농장에서 AI 확진 판정이 나온 이후 세 번째다.방역당국은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인근 10㎞ 이내의 닭4만1500마리를 살처분하고 발병원인에 대한 정밀조사에 나섰다.곧 확진 여부와 감염경로에 대한 조사결과가 발표될 것이라 한다.

이 농가에 입식된 병아리 운송 차량이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충남 천안 등 AI가 발생했던 지역을 경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해당 농가가 병아리가 입식된 것은 지난달 5일이었으나 운송차량이 AI 발생지역을 경유한 사실이 해당농가에 통보된 것은 열흘이 뒤인 지난 15일이었다고 한다.전국적으로 AI가 확산돼 비상이 걸렸던 시기에 방역 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것이다.좀 더 철저한 예찰과 이동제한 등의 조치를 취했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이 크다.

방역당국은 AI발생 농가 주변 10㎞ 내에 거점소독시설과 통제초소를 강화하는 등 추가 확산을 막는데 안간힘을 쏟는다고 한다.이번 사태가 확산이냐 수습이냐의 기로에 선 것이다.방역과 예찰에 만전을 기함으로써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이번 조류인플루엔자의 발병으로 지금까지 전국에서 닭과 오리 등 가금류 3036만 마리가 살처분 됐다.이 가운데 산란계가 2245만 마리에 이르는데 이는 전체 사육 두수의 30%가 넘는다고 한다.

당장은 AI 확산의 기세를 꺾고 수습하는 것이 급선무이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가금류의 사육 방식에 대한 근본적 변화가 요구된다.AI가 이처럼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데는 밀집사육으로 인해 면역력이 크게 약화된 것이 한 요인으로 꼽힌다.공장 식 사육환경 때문에 한 번 발병하면 속수무책으로 번져간다.그만큼 바이러스에 취약하다.실제로 이번에 살처분된 산란계 중 친환경적으로 사육하던 닭은 1만3000마리로 1.1%에 지나지 않는다.

놓아기른 닭의 면역력이 높다는 것이다.영양 면에서도 차이가 난다.영국의 레딩 대학교의 연구 결과 방사해서 기른 닭이 낳은 달걀이 밀집 사육한 경우보다 비타민 D가 30% 이상 많았다고 한다.AI의 대처는 사육환경이라는 배경부터가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AI 확산은 각 자치단체가 준비 중인 겨울축제에도 엄청난 타격이 된다.당장 발등의 불을 끄는 데 총력을 다 해야 한다.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보다 근본적인 시사점을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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