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객 불편·활용률 무시한 ‘상봉’ 확정시 애물단지 전락

서울∼강릉간 고속철도가 이용자들이 외면하는 반쪽짜리로 전락할 것이란 지적이 나와 우려스럽다.국토교통부는 엊그제 “평창겨울올림픽 기간에는 특별수송 기간임을 감안해 인천공항과 청량리역,상봉역 등에서 강릉행KTX를 출발시키지만 이후에는 상봉역에서만 출발시키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했다.국토부는 이 같은 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해 상봉역에 고속열차 플랫폼을 만들기로 하고,설계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논의단계가 아니라 착공 등 실행단계인 것이다.평창올림픽 성공과 강원도 동해안 관광 활성화를 위해 4조원을 투입하는 철도를 변방으로 밀어내는 처사다.

국토부는 서울∼강릉간 고속철도의 출발역을 서울역이나 용산역, 청량리역 등으로 할 경우 경의중앙선(문산~용문) 운행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를 들었다.경의중앙선을 이용하는 수도권 출퇴근자들의 불편이 예상되고 감사원도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그러나 국토부의 이런 구상은 서울∼강릉간 고속철도의 설치목적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단견이다.상봉역은 서울 동북부의 외곽에 위치,지하철이나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 수단과의 연계성이 크게 떨어진다.광화문 등 서울중심부에서 상봉역까지 이동하려면 1시간 내외가 소요된다.이용객 불편은 물론 열차 활용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국토부는 상봉역을 출발역으로 할 경우 1일 3만 명 정도의 수요가 예상된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이용객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은다.접근망이 불편한 상봉역을 출발역으로 하는 건 공급자 논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이용객 편의와 수요 확보 차원에서 용산역을 출발점으로 하거나 최소한 왕십리까지 연결하는 것이 수요공급논리에 부합한다는 지적이다.4조원을 들여 만든 철도시설을 애물단지로 만들지 말라는 주장이다.

강릉 등 동해안권 주민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서울∼강릉간 철도가 경춘선의 전철을 밝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경춘선 전철은 상봉역이 사실상 종착지다.ITX청춘이 용산역까지 들어가지만 이용객들의 불편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춘천권 주민들이 이 문제를 꾸준히 제기했지만 국토부와 철도청은 요지부동이다.이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이제 막 공사준비에 들어가는 동서고속철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도와 정치권은 서울∼강릉간 고속열차 출발역이 변방으로 밀려나지 않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도민들이 또다시 머리띠를 동여매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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