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리더십 실종… 과거 적폐 씻어내고 시대 교체”
정치공학 넘어 비전 보여줘야
균형발전 초점 개헌 이뤄내야
33년된 강원 사위… 판 흔들자

▲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개최를 위해 남북 평화와 교류의 올림픽으로 만들 것을 제안했다. 안병용

안희정 충남지사는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개헌론에 대해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서둘러서는 안된다”며 “사회적 총의를 모아 신중하게 추진하돼 국민주권과 자치분권 강화를 위한 개헌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2018평창동계 올림픽을 남북 평화와 교류의 올림픽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평창 동계 올림픽을 꽉 막혀있는 남북 대화를 시작하는 출발점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안 전 지사와의 인터뷰는 지난 6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에서 진행됐다.


■ 대담=송정록 정치경제부장

-탄핵 정국 속 정치권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할 일은.

“현재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에서 보듯이 민주주의의 리더십은 실종됐다.대통령이라고 쓰고 임금님이라는 방식으로 통치를 하고 있다.제도가 제대로 갖추어져도 그 제도의 운영이 우리 모두에게 불공정을 선사하고 있다고 시민들은 믿고 있다.이 법치의 영역을 원위치로 다시 재정립해야 한다.오늘의 과제는 협치와 자치의 영역으로까지 더 넘어가야 된다.그래서 21세기 대한민국이 닥치고 있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등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이끌 수 있게 해야 한다.개인의 권위와 카리스마로 이끌던 시대는 끝났다.”

-개헌이 필요하다면 일정과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원칙적으로 개헌해야 한다는데 동의한다.하지만 지금의 개헌 논의는 정략적이다.몇 개월 남지 않은 대선과 개헌을 함께 추진하기 어렵다는 것은 누구든 안다.정계개편을 위한 명분으로 개헌을 이용하는 것이다.개헌 자체가 아니라 정파적 이익에 따른 주장이다.국민의 뜻도 개헌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정치 엘리트의 권력 분점 논의가 되어서는 안 된다.국민주권과 자치분권 강화를 위한 개헌이어야 한다.”

-이번 대선,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박정희 시대, 20세기 질서를 완전히 과거로 만드는 시대교체의 계기가 돼야 한다.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20세기 낡은 질서의 문제점이 모두 내포된 사건이다. 권위주의적 정치, 정경유착으로 부를 축적한 재벌,불의한 검찰,권언유착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과거의 적폐를 씻어내고 시대의 패러다임 자체를 완전히 바꾸는 ‘시대교체’의 계기가 돼야 한다.”

-야권후보 단일화 필요한지,추진할 의지는 있는지.

“분위기가 성숙될 때까지 열심히 자기의 꽃을 피워야 한다.저는 기존 정당과 선거공학으로부터 벗어나 있다.왜냐면 국민들이 그렇게 판단하지 않기 때문이다.이념과 정당 구조가 어디가 불리하고,어디가 유리하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정치공학적인 것이다.어떻게 판을 갈아야 표를 얻는다고 하는 것은 국민을 대상화하는 것이다.지도자는 정치공학을 뛰어넘어 새로운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그래서 기존의 선거 구도는 전혀 내가 고려하고 있는 바가 아니다.”

- 안 지사께 드리운 ‘차차기 후보’라는 프레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내가 극복해야할 강력한 프레임은 ‘차차기’이다.저에 대해 욕을 하는 분은 거의 없다.안지사 능력도 있고, 품성도 훌륭하다고 칭찬을 하다가 그런데 아직 젊으니 차차기에 하지 라고 말하면 참 난감하다.분명히 말씀드린다.안희정은 이번 대선에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다.왜 가장 좋은 신상품을 묵혔다 쓰시려고 하는가.안희정은 이번 대선에 나온 가장 좋은 신상품이다.같은 값이면 가장 성능 좋은 신상품 골라 5년 잘 쓰시길 바란다.”

-남북 관계 개선과 통일을 위한 방안은.

“중요한 것은 대화다.전쟁 중에도 대화는 해야 하는 것인데,지난 두 번의 정부 동안 말로는 ‘신뢰’를 이야기하면서 신뢰를 쌓기 위한 대화를 외면해왔다.남북이 갈등과 대결을 반복하는 동안 북한의 핵능력은 더욱 커졌고,접경지역 주민들의 불안과 경제적 피해가 크게 커졌다.평화는 경제다.남북 대결의 종식,상호교류와 경제협력이 남북의 공동이익에 도움이 된다는 사례를 더욱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교류와 협력으로 남북한 간 경제적 이익이 축적되면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될 수 있다.더 나아가 통일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풀어갈 지혜와 사회적 합의를 모을 수 있을 것이다.”

-양극화와 청년실업 대책과 복안은.

“부와 권력의 쏠림을 막아야 하고,사람의 가치가 정당하게 평가 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점점 더 부의 대물림과 교육의 대물림이 함께 진행되고 있다.또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들에게 과도한 권력과 부가 집중되고 있다.권력과 부를 분산시켜야 한다.견제 받지 않는 권력이 없도록 모든 권력이 민주적 통제 하에 감시를 받도록 해야 한다.양극화와 부의 과도한 집중이 발생하지 않도록,부의 분배와 재분배가 공정하게 이뤄지는 경제 시스템을 재설계해야 한다.청년 실업문제는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야 한다.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기 위해서 현재의 대기업 수직계열화 된 한국의 기업과 산업구조를 경제적인 민주주의를 확산시켜서 기업가들의 도전이 가능한 영역으로 해 주어야 한다.대기업 본사와 중소기업 간에 격차의 문제를 풀어주기 위한 노동혁신과 임금체계에 대한 혁신 작업도 손을 대야 한다.”

-지역균형발전,어떻게 풀어가야하나.

“균형발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그런 의미에서 수도권 규제는 수도권의 것을 뺏어다가 지방이 발전하자는 것이 아니라 수도권과 지방의 생활환경이 모두 좋아지기 위한 것이다.사람들이 서울로 향하는 것은 거기에 더 많은 성공과 행복의 기회가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그 기회는 수도권과 지방의 불공정 거래로 만들어지고,지방은 발전의 명목 하에 파헤쳐지고 손해를 감수해야한다.인구과밀로 수도권의 삶의 질은 계속 하락하고,이를 해결하기 위한 천문학적인 비용은 모두가 납부하는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다.그런데도 정부는 당장의 성장 수치를 올리는데 급급해 기존의 수도권 규제 정책을 무력화하고 해체하고 있다.균형발전은 수도권과 지역 양쪽 모두를 위해 계속돼야 한다.”

- 2018평창동계올림픽 붐조성에 대한 우려가 많다.해법을 제시한다면.

“동계올림픽은 국가적 행사이자 세계적축제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여러 차질을 빚은 것이 사실이다.하지만 지금이라도 국가적 차원에서 힘을 모은다면 성공 개최를 할 것이다.충청남도도 MOU 체결을 계기로 평창 올림픽의 성공계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2018 평창동계 올림픽을 남북 평화와 교류의 올림픽으로 만들자.”

-강원도와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고 있다.

“33년된 강원도 사위이다.아내가 춘천 출신이다.장인어른이 춘천에 살고 계신다.이번에 강원도를 방문한 김에 새해인사를 드리고 왔다.우직한 충정의 고장으로써 강원도와 충청도는 일맥 상통해왔다.강원과 충청이 같이 손잡고 2017년 대선 판 한번 흔들어 보고 싶다.” 정리=백오인


안희정 충남지사

△1964년생 △고려대 졸업△노무현대통령 당선자 비서실 정무팀장△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원△참여정부평가포럼 상임집행위원장△더불어민주당 참좋은지방정부 위원장△현 재선 충남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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