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선교장 행랑채 일부 소실,도내 10곳 중 3곳 화재보험 미가입

일제의 조직적 약탈과 도굴 외에 우리나라 문화재 수난사에서 가장 많은 항목을 차지하는 건 화재다.1936년부터 2013년까지 발생한 각종 문화재 관련 사건·사고 중 화재 피해가 83 건인데,누전 등 전기 결함으로 인한 화재가 29 건으로 가장 많았다.엊그제 발생한 강릉 선교장 행랑채 화재 역시 더 살펴봐야 하지만 일단 누전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하여간 중요한 대목은 국가지정 중요 민속문화재가 화마에 휩싸였다는 사실이다.

문화재 화재 사건으로 1984년 실화로 인한 화순 쌍봉사 대웅전 전소 사고와 1986년 방화로 인한 금산사 대적광전 전소 사건이 손꼽힌다.2008년 숭례문 방화 사건으로 국민 모두 놀라기도 했다.하지만 강원도민이 충격에 빠진 화재 사건은 역시 2005년 4월 4일에 발생한 낙산사 화재다.떠올리기 싫거니와 하여간 낙산사 화재로 홍련암 원통보전 등 고찰 대부분이 전소되고 보물로 지정된 동종이 불길에 녹는 큰 피해를 입었다.

그때 비슷한 일이 되풀이 돼선 안 된다는 의식을 스스로 강화했음에도 엊그제 강릉 선교장 외별당 행랑채 일부가 소실되는 사건이 발생했으니 우리는 사실 늘 얼마나 부실한 상황 속에서 살고 있는지 실감 및 개탄하게 되지 않는가.진화 성공을 다행이라 여기나,화재의 원인을 비롯해 과정 결과 등 세밀한 조사가 있어야 할 것이다.이럴 경우 중요한 대목 혹은 의문은 낙산사 화재 이후 도내 목조 문화재 화재 방지를 위해 얼마나 노력해 왔는가 하는 점이다.

사실 우리는 이에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당장 드러난 것은 도내 목조문화재 10 곳 중 3 곳이 화재보험에 가입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놀라운 점은 화재 피해를 입은 선교장도 보험 가입이 안 돼 피해 복구 보상을 기대할 수 없다는 대목이다.어찌 이럴 수 있는가 싶다.도대체 얼마나 더 피해를 당해야 철저해질 것인가 묻는다.낙산사에서 절감했거니와 목조문화재는 화재에 취약해 대형화재로 번질 경우 사회적 비용 등 손실이 크다.그러므로 선교장을 비롯해 삼척 대이리 너와집과 굴피집이 개인 소유일지라도 분명 공공재이므로 보험 가입 등 기본에 철저해야 마땅하다.

안타깝고 또 역설적인 관점이지만, 하여간 우리는 목조 문화재 화재 문제에 다시 경각심을 갖게 됐다.이런 일이 또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세밀한 방지책을 모색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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