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당국 철학·의지 및 정책 대안 부재로 혼란 가중 유감

일정한 방향으로 정리될 것 같았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 사안이 최근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강원도로서는 유감스러울 수밖에 없다. 여러 차례 논의됐지만, 이 사안이 갖는 문제는 그것이 아무리 타당한 것일지라도 주체가 단호히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면 거듭 논란을 일으킬 성질의 것이란 점이다.

이런 잠재 요인 때문에 찬성 측과 반대 측의 첨예한 공방이 계속되는 정황이 아닌가. 즉, 정부 당국의 의지와 철학이 분명치 않고 정책 대안이 마련되지 않아 상황이 더욱 혼란스럽게 되어가므로 강원도민이나 지역 주민으로서는 당혹스럽기 짝이 없다는 얘기다. 고민 끝에 설치하기로 결정했다면 그야말로 견결히 끌고 나아가야 하는데, 좌고우면하면서 후퇴 양상을 보여 오늘날 이렇게 혼란을 가중시킨 정부의 태도는 진정 이해하기 어렵고, 그러므로 당국의 원칙 없는 처사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케이블카 설치에 대한 환경론자들의 이데올로기적 시각에 '옳다' '그르다' 식의 가치판단을 하려 하지 않는다. 누구나 자기의 주장을 드러낼 수 있기에 그렇다. 지역 주민의 주장 역시 옳고 그름을 떠나 일단 그것 그대로 의미가 없지 않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다시 문제는 두 견해의 간극에 놓인 당국의 자세 및 처사에 있다 할 것이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 논란은 지난 2015년 4월 양양군의 3차 신청을 그해 8월에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가 깊이 논의하여 결국 설치하기로 결정한 것에서 비롯된다. 지역 주민에게 희망을 주던 이 사안이 지난해 말에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문화재형상변경 심의에서 부결되고 말았다. 한 사안을 놓고 정부가 이중적 잣대를 행사함으로써 논란과 혼란이 빚어진 것이니, 그 책임을 정부가 지란 말이다.

반대론자들의 갖가지 논리와 찬성론자들의 모든 주장을 감안하여 공원위가 수정 변경 조건 제시 뒤 내린 설치 결정을 이런 저런 이유로 진행하지 않다가 급기야 문화재위가 부정 결론을 내버린 이 기이한 현상을 누군들 쉬 수용할 수 있겠는가. 그리하여 지역 주민들이 상경 시위를 불사하겠다고 하니, 강원도민이 이에 대한 당국의 자세 및 대응에 예의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강원 도민들은 다시 정부 당국에 묻는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 문제로 계속하여 논란만 일으킬 것인가? 당국의 당초의 견해는 진정 의미가 없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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