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민 여가 시간 전국 최하위, 문화 향유 기회 절대 부족

강원도민들은 무엇을 하며 살아가는가? 이 물음에 대한 답 중 하나가 제시됐는데,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2016 국민여가활동조사’가 그것이다. 이에 의하면 강원도민은 휴일 평균 3.7 시간의 여가를 보내고 있다. 문제는 이게 상대적으로 열악하다는 사실이다. 비교하자면 경상북도 사람들이 휴일에 6.5 시간 여가 생활을 하는 중에 강원도 사람들 대부분 겨우 그 절반 정도의 여유 시간을 갖는다는 얘기다.

이에 다양한 진단을 내려 볼 수 있다. 이를 테면 노동 시간이 많아 여가 시간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할 수 있고, 여가를 여러 가지 모양새로 보낼 만큼의 충분한 장소나 시설이 부족하다 할 수도 있다. 또 여가를 즐기자면 비용 문제가 앞서기도 한다. 보다 기본적으로는 21세기 번성한 문화 시대임에도 여가의 필요성에 대한 가정 혹은 사회 분위기 미성숙이라는 한계도 있으리라 본다.

강원도의 경우 이 모든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할 것이다. 강원도민의 수입이 전국 평균에 비해 낮고, 따라서 심적 경제적 여유가 없다는 대목이 주목된다. 한 마디로 여유가 있어야 놀고 즐긴다는 의미가 다가올 것이고, 그리하여 마음 놓고 여유 시간을 느낄 수 있지 않겠는가. 또 제대로 된 시설이 있어야 할 것인데, 강원도의 문화 관련 장소나 시설이 충분치 못하다는 사실이 이미 드러나 있다.

그리하여 강원도 사람들이 대한민국 국민 중 가장 여유를 갖지 못하고, 따라서 여가를 즐기지 못하는 불행한 현실이 다시 확인돼 적지 아니 안타깝고 우울하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호모 루덴스, 곧 '놀이하는 인간'이라 했다. 열심히 일하고 충분히 즐기는 것이야말로 사람다운 삶이라 말하기도 한다. 지난 개발 세대의 강도 높은 노동에 비해 지금은 그만큼의 여가 생활 즐기기가 논해지는 시대다. 이런 변화된 세상에서 그나마 찾아오는 여가 시간을 충분히 즐기지 못하고 다만 집안에서 텔레비전 시청으로 시간을 보내고 마는, 곧 문화 향유 기회의 절대 부족이 도민 삶의 양상이라 하여 지나치지 않다.

민선 자치시대 초입에 그러했던 것처럼 강원도민의 '삶의 질'에 관해 다시 고민해야 한다. 이는 개인이나 주체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우선 당국의 사안이다. 더 많은 여가 기회를 주고 이를 충분히 즐길 만한 장소, 시설, 행사 등을 제공해야 마땅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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