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26일 퓨전 사극 첫 방영
이순원 작가 문헌토대 생애복원
기존 해석 탈피 사실적 재조명

▲ 신사임당 영정과 SBS TV '사임당, 빛의 일기'의 이영애

현모양처의 대명사로 꼽혀온 신사임당(1504∼1551) 재해석 바람이 거세다.

사임당의 고향인 강릉에서 촬영한 드라마 ‘사임당,빛의 일기’가 오는 26일 첫방영을 앞두고 있다.

퓨전 사극 장르로 한국미술사를 전공한 시간강사 서지윤(이영애 분)이 우연히 발견한 사임당의 일기에 얽힌 비밀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풀어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단에서도 신사임당을 소재로 삼은 소설이 잇달아 출간됐다.정옥자 서울대 명예교수가 문헌 토대로 사임당의 이미지를 재조명한 ‘사임당전’을 펴낸데 이어 최근 강릉출신 이순원 (사진)작가가 장편소설 ‘사임당’을 펴냈다.강원도가 배경인 소설을 즐겨 써온 작가는 아홉 살 때 오죽헌에 소풍을 가서 신사임당을 처음 만났다고 했다.오죽헌은 강릉에 있는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의 생가다.

문헌 기록을 토대로 철저히 사실에 가깝게 생애를 복원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소설과 다르다.그래서 작가는 이번 작품에 ‘역사소설’도 아닌 ‘정본소설’이라는 수식을 붙였다.

 

 

▲ 정본 소설 사임당

이순원

소설은 막내아들 이우의 입을 빌려 신사임당을 중심으로 가계의 역사를 서술하며 세간의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다.우선 신사임당의 셋째 아들, 즉 율곡 이이가 세상을 떠났을 때 살림살이가 너무 가난해 수의조차 없었다는 이야기.재상의 장례엔 나라에서 충분한 기물이 나오는데다,그만큼 가난했다면 63일 동안 전국에서 몰려드는 조문객을 받아가며 장례를 치를 수 없었을 거라고 이우는 반박한다.

이름을 둘러싼 오해도 심각하다.사임당(師任堂)은 혼인을 앞두고 스스로 붙인 당호(堂號)다.주나라 문왕의 어머니 태임을 스승으로 여겨 받는다는 뜻이었다.본명은 이이가 남긴 ‘선비행장’을 포함해 어느 기록에도 등장하지 않는다.당시 임금이나 조상의 이름을 문자로 쓰거나 입에 올리는 걸 불경하게 여긴 탓에 당연한 일이다.그런데도 그의 본명이 신인선(申仁善)으로 잘못 알려져 백과사전에도 올랐다.1990년대 어느 동화에서 사임당의 이름을 ‘인선’이라고 쓴 뒤부터다. 이순원 작가는 “이제까지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사임당의 삶에 대해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말하는 책을 쓰고자 했다”며 “아홉 살 때 처음 오죽헌에 소풍을 가서 사임당을 만났던 소년이 이제 반백의 머리로 사임당의 삶을 다시 조명하고 그것을 세상에 내놓는다”고 말했다.

안영옥·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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