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여수 전통시장 잇단 화재
도내 전통시장 소방특별조사
가스통-전열 기구 인접 사용
좁은 통로 적치물·불법주정차
화재 발생시 신속대응 불가능

▲ 겨울철 화재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전통시장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16일 안전점검에 나선 춘천소방서 직원들이 춘천 중앙시장에서 소화전을 가리고 있는 물건들을 치우고 있다. 사효진

최근 발생한 대구 서문시장과 전남 여수수산시장의 화재로 겨울철 화재에 취약한 전통시장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는 가운데 도내 전통시장 역시 화재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오전 11시10분쯤 춘천의 한 전통시장.이 전통시장은 춘천소방서가 ‘대형화재 취약대상’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전통시장 특성상 소규모 점포들이 밀집돼 있고 소방통로 확보가 쉽지않아 화재에 취약하기 때문이다.이날 영하권의 한파가 몰아치면서 전통시장 내 점포 상인들은 난방기기를 켠 채 추위를 이겨내고 있었다.하지만 가스통과 전열기구가 맞닿은 채 사용되고,불이 붙기 쉬운 옷감은 통로 곳곳마다 수북이 쌓여 있었다.

 

시장 한 켠에서는 일부 상인들과 시민들이 담배를 피우고 난방기구와 가스통을 같이 내놓은 채 용접작업을 하는 모습도 목격됐다.시장 곳곳에는 소화기가 비치돼 있었지만 상당수가 점포에서 진열한 물건들로 가려져 있어 긴급상황 발생시 신속한 대응을 어렵게 하고 있었다.이날 전통시장 안전점검에 나선 춘천소방서 예방안전과 김준기 소방교는 “전통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초기진압이 중요하지만 좁은 통로,진입로 주변의 적치물과 불법 주정차 차량 등으로 소방차 진입이 더뎌 대형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30일 발생한 대구 서문시장 화재 이후 강원도소방본부는 지난달 1일부터 31일까지 유관기관과 함께 도내 전통시장 56곳에 대해 화재예방 합동안전점검을 실시했다.점검 결과 도내 56곳 전통시장 중 14곳(25%)이 안전미흡 지적을 받아 보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불량사항으로는 정보설비불량이 27건으로 가장 많았고,다음으로는 가스설비불량(23건),소화설비불량(19건),피난설비·전기시설 불량(16건) 등이었다.한국소방안전협회 강원지부 김주하 교수는 “전통시장 현대화사업을 통한 시설개선이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시작단계에 불과한데다 노후화된 전선 등이 그대로 노출된 곳이 많아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화재 예방을 위한 법 규제나 단속도 필요하지만 상인들의 소방에 대한 의식개선과 관계기관의 안전시설에 대한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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