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도당 창당,선거 앞둔 이합집산으로 끝나선 곤란

새누리당을 뛰쳐나와 창당을 선언한 바른정당이 또 다른 정치실체로서 차츰 그 모습을 드러낸다.엊그제는 원주에서 강원 도당 창당대회를 열고 3선 중진의 권성동·황영철 의원을 공동 도당위원장으로 선출했다.이날 창당대회에는 정병국 창당준비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소속 국회의원과 도내에서 참여를 선언한 정문헌·이강후 전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등 7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이날 바른정당의 창당은 강력한 보수 여당의 텃밭에서 일종의 자기분화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와 시사점이 적지 않다고 할 것이다.

이날 공동위원장으로 선출된 권성동 의원은 “깨끗하고 따뜻하고 바른 길로 가는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보수를 시작한다”고 밝혔고 황영철 의원은 “따뜻한 대한민국,건강한 강원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강원도는 전통적으로 강한 보수 성향을 보여 온 곳이다.향후 이 정당이 어떤 정체성과 입지를 만들지 주목된다.최근 지역의 정치성향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지만 보수성향의 큰 흐름에는 큰 차이가 없다.2012년 총선에서 지역구 9석을 석권했고 지난해 4월 총선에서도 지역구 8석 가운데 6석을 차지,절대다수의 의석을 확보했다.

강력한 기득권 세력인 보수여당의 이 같은 분열은 최순실 국정농단과 대통령 탄핵이라는 전대미문의 사태와 결코 무관치 않다.집권여당이 이번 사태를 야기한 배경으로 지목되면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부정부패와 기득권의 상징이 돼 버린 상황에서 새누리당의 분열은 본능적 생존의 몸부림에 가깝다고 하겠다.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정국이 맞물려 집권여당의 분화는 가속화돼 나갈 것으로 보인다.국회와 지방의회를 장악한 새누리당이 양분되고 세 번 집권에 성공한 민주당 도정(道政)이 정립하는 새로운 구도가 짜여 진 것이다.

이번 사태는 보수 세력의 통렬한 반성과 쇄신의 계기다.여대야소(與大野少)의 오랜 정치지형에 균열이 오고 있다.거대 여권의 물리적 분화가 아니라 구태의 청산과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결과로 이어져야 한다.이런 정치구도의 변화는 전환기적 강원도의 실존과 맞물려 있다는 점도 관심이다.수적 열세의 한계를 안고 있는 강원도의 정치에 역동성을 불어넣는 계기가 돼야 하겠다.이른바 강원도적 가치,강원도가 당면한 현안은 곧 시대적 당위와 연결된다.정치지형의 변화가 강원도의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낼 때 의미를 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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