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여성 실종 용의자 남편 범행 인정
말다툼→폭행→시신 훼손·유기
빈집서 발견 담배꽁초 결정 증거
경찰 “범행 잔혹·엽기 용의주도”

▲ 춘천 50대 여성 실종사건의 유력 용의자인 남편 한모(53) 씨가 범행을 시인한 가운데 17일 오후 숨진 아내를 아궁이에 올려놓고 불태웠다고 말한 홍천군의 한 빈집에서 한씨가 범행을 재연하고 있다. 사진제공=춘천경찰서

속보=‘시신 없는 살인’으로 알려진 춘천 50대 여성 실종사건(본지 1월14일자 7면 등)은 결국 유력 용의자인 남편 한모(53)씨의 잔혹하고 엽기적인 살인 범행으로 밝혀졌다.17일 춘천경찰서에 따르면 한씨는 “춘천의 한 공원묘지에서 친오빠의 묘 이장 문제로 아내 김모(52)씨와 말다툼을 하다 폭행하는 과정에서 아내가 바닥에 머리를 부딪쳤고,이후 아내의 머리채를 잡고 바닥에 수차례 내리쳤다”고 진술했다.

한씨는 “이후 숨진 아내를 차량에 싣고 유류 등을 구입,홍천의 한 빈집으로 이동해 시신을 유기했다”고 털어놨다.그는 “숨진 아내를 좋은 곳에 보내주려고 가부좌 자세로 시신을 아궁이에 올려놓고 3시간 가량 불에 태웠다”고 말했다.

한씨는 태운 아내의 시신 대부분은 부엌 바닥에 묻었고 일부는 인근 계곡에 버렸다고 자백했다.현장에서는 한씨의 진술대로 김씨의 유골이 발견됐다.한씨가 시신 훼손·유기 장소로 홍천을 택한 것은 펜션업을 하면서 이곳 지리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경찰은 전했다.경찰은 시신 훼손과 유기 방법이 잔혹하고 엽기적이며 용의주도한 점으로 미뤄 계획적인 범행일 가능성도 크다고 보고 있다.

앞서 경기도 남양주에 거주하는 아내 김씨는 남편 한씨와 경제적 문제로 이혼 소송 중이었으며 지난 2일 친오빠의 묘지를 찾았다가 실종됐다.이튿날 딸의 실종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CCTV 등을 통해 김씨의 차량이 공원묘지로 들어가기 1시간 전에 남편 한씨의 차량이 먼저 진입한 것을 확인했다.이후 한씨의 차량만이 공원묘지를 빠져나갔고 김씨의 차량과 공원묘지 주변에서는 김씨의 혈흔이 다량으로 발견됐다.

이에 경찰은 남편 한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수사를 벌이던 중 범행 일주일 만인 지난 9일 경기 양평 서종면의 한 주차장에서 한씨를 검거했다.당시 한씨는 경찰에서 범행사실을 부인했으나 지난 12일 홍천군 내촌면의 한 빈집에서 결정적인 증거인 김씨의 유골과 핸즈프리,한씨가 피운 것으로 보이는 담배꽁초 등을 발견한 경찰의 추궁에 결국 범행 사실을 인정했다. 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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