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선 개통 50년
민둥산역∼구절리 45.9㎞
반세기동안 석탄·정선아리랑 교류 통로
최근 아리랑열차로 관광객몰이

▲ 1967년 1월 20일 정선선 개통식

나를 움직이는 연료는 침묵이요
나의 엔진은 바람이요
나의 경적은 휘파람이다
나는 아우토반의 욕망을 갖지 않았으므로
시간으로부터 자유롭다
하여 목적지로부터 자유롭다
나는 아무것도 목표하지 않는다
목표하지 않기에 보다 많은 길들을
에둘러 음미한다

- 유하 ‘나는 추억보다 느리게 간다’ 중에서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속도를 숭배하면서 살아 왔다.음속의 몇 배를 따지기 시작하더니 최단거리,시간 단축,시(時)테크에 이어 시간에 의한 공간의 압착이라는 ‘IT혁명’까지 낳게 되었다.나날이 혁신되는 시간 단축 기술은 사람의 효율적 시간관리를 도와주기도 한다.내비게이션이 목적지까지 소요 시간을 산출하고 스마트폰은 버스 도착 시각도 알려준다.

그러나 이렇듯 세밀한 시간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동안 시대의 흐름과 생애의 단계를 조망하는 안목은 오히려 점점 흐릿해진다.일상의 분주한 속도에 치여 우리는 시간을 리드하지 못한다.정선선 기차를 타고 정선아리랑의 삶과 흥 그리고 정선의 아름다운 비경을 둘러 보는 시간은 속도에 지친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쉬어 갈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 정선아리랑열차(A-Train)

정선 남면 민둥산(증산)역에서 정선읍 정선역을 잇는 22.6㎞ 구간의 정선선은 50년전인 1967년 1월 20일 개통됐다.이어 1969년 정선역에서 북평면 나전역간 9.9㎞ 구간 개통과 1974년 나전역에서 여량면 구절리역간 13.4㎞ 구간이 개통되면서 민둥산역에서 구절리역까지 총 연장 45.9㎞ 구간의 정선선 철도 개통이 완료됐다.이 처럼 정선선은 반세기 동안 석탄 자원 수송뿐만 아니라 정선아리랑의 인적·문화적 가치를 세상 속으로 실어나른 통로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현재 정선선은 민둥산역∼아우라지역간 38.7㎞ 구간만 운행중이다.1989년 정부의 석탄산업합리와 정책 이후 지역산업 공동화 현상 등으로 정선역을 제외한 모든 역이 간이역으로 전환됐다.2004년 9월부터 아우라지∼구절리를 잇는 7.2㎞ 구간에서 운영 중인 레일바이크는 정선의 대표 관광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또 2015년 1월 22일에는 여객열차 가운데 국내 최초로 지역명칭을 사용한 정선아리랑열차(A-Train)를 개통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정선선 열차는 뛰어난 자연경관 감상은 물론 정선5일장·레일바이크·화암동굴·병방치 스카이워크·아라리촌 등을 둘러보며 정선아리랑 가락과 함께 즐겁고 행복한 낭만의 추억여행을 즐길 수 있다.열차운행시간은 민둥산역에서 하루 2번 운행한다.첫차는 오전 11시 15분이고 막차는 오후 3시 15분이다. 방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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