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빛 아니지만, 옅은 벚꽃같은 웃음 주는 아이들과 일상

▲ 전미라씨 가족이 가을추수 농촌체험을 하고 있다.

결혼을 할 당시 핑크빛 도는 달달함은 아이 4명을 낳고 키우는 일상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다.그러나 그 안을 찬찬히 살펴보면 핑크빛 도는 달달함 보다 옅은 벚꽃 같은 웃음이 나온다.오늘은 서울에 있는 예술의 전당으로 공연을 보러간다.결혼하고 처음 가는 음악회가 어색한지 모르겠다.이 모든 은혜가 친정엄마가 춘천에 내려오면서 가능한 일이다.엄마에게 늘 고맙다.

어제는 1,2번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추수를 한다고 했다.3년차 농부를 체험하는 아들 예반이다.엄마도 경험하지 못한 귀한 경험을 하게 하는 학교다.이 학교를 입학할 때 등하교 픽업할 때 3번 예린이가 돌이었다.그래서 망설이고 망설였던 이유는 온전히 엄마의 몫이라 걱정이 태산만큼 컸다.

지금은 금병산 아래 작은 산골학교처럼 조용한 금병초등학교에서 내 아이들이 웃고 배우고 있다.산새도 웃고 봄꽃이 피는 계절이 오면 고사리 같은 작은 손으로 모내기를 한다.이 모든 과정이 아이들과 선생님 그리고 자원하는 부모님의 자원봉사로 이루어진다.태양 빛이 높게 올라가는 계절에는 등교하는 아들은 각반에서 가꾸는 텃밭으로 물주전자를 옮긴다.직접 가꾸는 케일과 감자 옥수수 고구마 토마토 그리고 상추와 고추까지 일일히 물주는 모습이 그려진다.아들 예반이는 늘 대충대충 하면서도 본인에게 주어진 일에 대해서는 마음을 보인다.“엄마! 비가 안와서 상추가 시들시들 축 쳐졌어~”

말도 살찌는 계절에 아이들은 봄에 모내기 하던 벼를 추수한다고 보내온 사진에서 제법 농부의 의젓함이 보인다.언제 이리커서 의젓함도 이마에 좁쌀 같은 여드름도 보이는 아들이 되었을까? 시간이 흘러 군대는 어찌 보낼까?벌써 부터 마음이 짠하다.벌써부터 빨리 평화통일이 되어 군에도 자원하면 좋겠다 싶은 엄마의 심정이 굴뚝같다.

노오란 은행잎이 바닥에 수 놓고 비가 추적추적 내리면서 가을만큼 겨울이 내 앞에 온것 같다.그래서 일까 온 식구들이 감기 증상을 보인다.새벽녁이 기침소리에 아이들이 발로 차던 이불을 3번 4번에게 덮어줬다.이제 곧 겨울이다.계절의 변화만큼이나 네 녀석도 부쩍 커 버리고 있다는 걸 느낀다.아이들이 있어 나 또한 행복의 키가 커 간다.

전미라 (춘천 퇴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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