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함께 극복합시다]지난 11~1월 대비 3월 관객 78% 감소
강원영상위 오늘 극장서 영상 촬영
강원 영화계 상징공간 사수 안간힘

왼쪽부터 김진유,이현승,김대환,이마리오,강대희,양흥주,박주환,장우진,조창호,김성환
▲ 왼쪽부터 김진유,이현승,김대환,이마리오,강대희,양흥주,박주환,장우진,조창호,김성환

[강원도민일보 한승미 기자]코로나19로 강원도 유일의 예술전용극장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이 흔들리고 있다.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은 강원 독립영화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도내 영화인들이 27일 강릉에 모인다.

대규모 극장과 상업영화를 포함한 영화산업이 코로나19로 인한 관객 감소로 사상 초유의 침체기를 직면하면서 기반이 취약한 독립영화계는 더욱 큰 직격탄을 맞았다.시기도 안타깝다.지난 해 한국영화 100주년과 올해 초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 수상으로 독립영화를 포함한 영화생태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였다.도내에서도 2017년 강원영상위원회 설립 후 다양한 지원기반이 마련되고,지난해 강원독립영화협회도 출범해 지역 독립영화계가 태동하는 시점이었다.

하지만 강원도 유일의 독립영화 전문관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의 지난 달 관객수는 지난 해 11∼1월의 평균에 비해 78% 감소했다.원주 독립영화상영 플랫폼 고씨네 매출액도 전년 대비 50%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신영극장은 2015년 운영난으로 휴관한 전례가 있다.때문에 코로나19 영향으로 또다시 문닫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강원도 유일의 독립영화관이 사라질 경우 예술영화 향유 공간이 사라진다는 의미를 넘어 도내 영화인의 창작욕구도 함께 꺾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에서 영화인들의 걱정은 더욱 크다.

이같은 우려 속에 신영극장을 살리기 위해 도내 영화계와 영화인들이 힘을 모으고 있다.강원영상위는 이달 초 ‘코로나19 극복 프로젝트’를 통해 신영과 도내 독립영화인을 지원한다고 밝혔다.신영에 영사기 임대료를 직접 지원하고,강원도 영화인들에게는 그들의 출연·제작 작품,강원 홍보영상 등에 제작·출연료를 지급하는 방식이다.매우 직접적이고 방법도 참신하다는 호평이 나왔다.이같은 지원 소식이 알려지자 영화인들은 관련 촬영 장소를 신영극장으로 하자는 의견을 냈다.강원영화계에게 상징적인 공간인데다 대관료를 통해 경제적 도움도 함께 주자는 의미에서다.

강원영상위는 이같은 뜻에 공감,27일 낮 12시부터 신영극장에서 도내 영화감독들과 함께 영상 촬영에 들어가기로 했다.영상 제작도 강릉 영화인 지원을 위해 독립영화인 모임인 인디하우스가 맡도록 했다.이번 촬영에는 장우진 강원독립영화협회 회장과 지난해 영화 ‘졸업’으로 주목받은 박주환 감독,‘기생충’의 윤색을 맡았던 김대환 감독,지난달 ‘나는 보리’ 극장 개봉을 앞뒀다 코로나여파로 이를 내달로 미루게 된 김진유 감독 등이 참여한다.또 조창호 감독과 양흥주 배우,강대희 촬영·조명감독과 김성환,이마리오 다큐멘터리 감독도 함께한다.영화 ‘시월애’ 등을 연출한 이현승 감독의 경우 이번 지원금을 신영극장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같은 날 오후 6시에는 간담회도 열린다.최근 양양에 정착한 김혜나 배우와 송윤상 촬영감독 등이 합류,강원도 독립영화와 신영극장 활성화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장우진 회장은 “예술영화는 스크린독과점을 비롯한 대규모 자본으로 도배된 멀티플렉스에서는 상영 기회를 얻기 어렵다.독립영화를 지역 독립영화관에서 상영하며 상생하는 구조인만큼 영화관이 사라지면 영화인도 같이 무너지게 된다”며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지역 영화 생태계를 살릴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한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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