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악산 케이블카 관통’ 붕어섬
당초 유원지 활용계획 발목에
민간업체 31만㎡ 발전단지 조성
발전기금 납부액 수익 4% 그쳐
도시 이미지 저해 등 지적도

▲ 지난 8일 개장한 춘천 삼악산 호수 케이블카가 태양광단지로 변한 붕어섬을 지나고 있다.붕어섬은 당초 유원지로 활용계획을 잡았으나 각종 규제에 발목이 잡히면서 섬 전체에 태양광단지가 들어서게 됐다.섬 안에 태양광 패널이 빼곡하다. 서영
▲ 지난 8일 개장한 춘천 삼악산 호수 케이블카가 태양광단지로 변한 붕어섬을 지나고 있다.붕어섬은 당초 유원지로 활용계획을 잡았으나 각종 규제에 발목이 잡히면서 섬 전체에 태양광단지가 들어서게 됐다.섬 안에 태양광 패널이 빼곡하다. 서영

‘춘천 삼악산 호수 케이블카’가 지난 8일 개통하면서 케이블카가 관통하는 붕어섬 태양광단지에도 관광객들의 관심이 쏠린다.관광객들을 중심으로 태양광단지가 춘천시 전체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적지 않아 춘천시 차원에서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 댐 건설로 탄생한 인공섬

붕어섬 태양광단지는 춘천 삼악산 호수 케이블카가 지나가는 춘천시 삼천동과 서면 덕두원리 중간에 놓여있다.댐 건설로 형성된 붕어섬은 붕어를 닮았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당초 지역사회에서는 붕어섬을 유원지로 활용할 계획을 잡았다.숙박시설과 향토음식전문점,휴양문화시설 등을 조성해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지난 1993년에는 붕어섬을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기반공사까지 완료했다.하지만 환경영향평가 이행사항 등이 걸림돌이 돼 섬이 생긴 이후 40년 가까이 답보상태에 머물렀다.

붕어섬에 태양광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이 논의된 시기는 2007년쯤 부터다.강원도는 한 민간업체와 태양광발전단지 조성사업 협약을 맺고 민간투자 방식으로 붕어섬에 태양광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2009년 당시만 하더라도 업체 측은 32만6820㎡ 크기의 붕어섬에 715억원을 투자해 태양광을 이용한 10㎿ 규모의 전력생산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을 비롯해 체험관,전망대,태양광차량 등을 도입,관광산업과 연계하는 친환경 태양광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강원도와 춘천시 역시 붕어섬 태양광발전단지가 조성되면 상업운전 수익을 확보하고 호반의 도시를 태양에너지의 도시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간접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봤다.

■ 태양광단지 조성 출발부터 잡음

하지만 지역사회의 반발은 적지 않았다.2009년 열린 공청회에서는 붕어섬을 유원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라 제기됐다.민선7기 춘천시장이 된 이재수 시장은 시의원이었던 당시 “도시기본계획상 유원지였던 붕어섬이 어느 순간 발전단지 조성을 위한 자연녹지로 변경됐다”며 “절차적 정당성을 지키지 않은 채 춘천발전의 공간인 도시기본계획을 흔들며 진행되는 사업방식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춘천시민연대에서도 “붕어섬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만든다고 태양광도시로 인식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관광목적으로 설치한다면 왜 붕어섬에 해야 되는지 의문이 든다”며 “목적이나 효과가 명확하지 않은 태양광발전시설 대신 더 좋은 활용방안은 없는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했다.논란 끝에 붕어섬 태양광단지 조성은 추진됐고,지난 2012년 8월 완공됐다.당시 붕어섬 31만㎡ 부지에 사업비 240억원이 투입됐으며 ‘춘천붕어섬 태양광발전소’는 연간 7900㎿h의 전력을 생산,일반가정 2000가구에 공급한다고 강원도는 발표했다.태양광발전소 준공으로 연간 3560t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하는 효과도 기대했다.

붕어섬 태양광단지가 들어선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더욱이 해당 민간기업의 지역사회 기여도가 적다는 지적까지 제기됐다.2019년 기준으로 붕어섬 태양광발전시설 발전량은 1만2491㎿h로 전력판매 수입액은 33억633만7000원이다.해당 업체는 지난 2015년 이후 매년 31억7982만원~36억1060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이에 반해 도는 30만㎡ 부지를 제공했으나 도에 내는 발전기금은 수입액의 4.3%인 약 1억4000여만원에 그치고 있다.해당업체가 10년간 붕어섬 태양광을 유지할 경우 3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도 지역에 내는 발전기금은 14억원 수준에 그치게 된다.이로인해 지난해 강원도의회는 태양광발전시설 추가 조성을 위한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지난해 부결시키기도 했다.

■ 케이블카 개장으로 다시 논란

춘천 삼악산 호수 케이블카가 개통되면서 붕어섬 태양광단지도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섬 전체에 태양광 패널이 늘어서 있어 전체적인 도시 이미지를 저해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이는 삼악산 호수케이블카를 타고 상부정차장으로 이동하는 동안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콘텐츠가 없다는 방증이기도 하다.최순자(61·서울시 노원구)씨는 “케이블카가 개장했다는 소식을 듣고 멀리서 바로 달려왔는데 아직 상부정차장 공사가 마무리되지 못한 것 같다”며 “경치는 좋은데 아직 산책을 하거나 둘러보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공사를 마무리하고 개장을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춘천시 관계자는 “이미 계약이 돼 있는 사안이어서 지자체 차원에서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다양한 포토 스팟을 만드는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한편,삼악산 호수 케이블카는 개장 첫날(8일) 1767명을 동원한 데 이어 9일과 10일,11일 3일 연속으로 하루 판매분량(2700명)을 모두 완판했다.11일 현재 누적 관람객수는 9867명으로 집계됐다. 오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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