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평균 누적강수 평년 33.8%
가뭄 심각 모내기 시작도 못해
“이동식 스프링클러라도 지원을”

▲ 계속되는 가뭄으로 도내 곳곳에서 밭작물과 모내기 등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26일 춘천 중도에서 밭작물인 대파가 가뭄으로 말라버리자 농민이 살펴보고 있다.  서영
▲ 계속되는 가뭄으로 도내 곳곳에서 밭작물과 모내기 등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26일 춘천 중도에서 밭작물인 대파가 가뭄으로 말라버리자 농민이 살펴보고 있다. 서영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았지만 연일 계속되는 가뭄으로 강원도내 곳곳에서 밭작물과 벼농사 피해가 확산되면서 농민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26일 국가가뭄정보포털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강원지역 월평균 누적 강수량은 897.2㎜로 평년(1375.6㎜) 대비 33.8% 수준이다. 저수율 역시 이날 기준 55.8%로 평년 대비 79.3%에 그쳤다. 지난 25일 밤사이 도내 일부 지역에 소나기가 내리기는 했지만 대부분 10㎜ 미만의 강수량을 보여 가뭄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본격적인 생육을 시작하는 5월부터 비가 가장 필요한 시기인데 심각한 가뭄으로 작물들이 제대로 자라기는 커녕 말라비틀어질 정도로 상태가 악화되고 있다. 26일 오전 방문한 춘천 중도동 김주현(68)씨의 대파 밭. 불과 일주일 전인 지난 19일 심었다던 대파 모종은 초록색 대신 누런색을 띄며 이미 말라가고 있었다. 급하게 관수 시설을 설치해 물을 대고 있지만 이미 성장을 멈춘 대파를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문제는 이 뿐 만이 아니다. 김 씨가 운영하고 있는 약 6만6115㎡(2만 평)의 농지 중 현재 작물이 심어져 있는 곳은 약 6611㎡(2000평)뿐이다. 땅이 너무 메말라 씨앗을 심어도 자랄 수 없어 참깨 씨앗을 심을 시기가 보름이나 지났음에도 심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김 씨는 “정부나 도 차원으로 이동식 스프링클러라도 지원해 주지 않으면 올해 농사 접으라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하소연했다.

벼농사에도 비상이 걸렸다. 보통 이 시기면 모내기가 끝났어야 함에도 아직 모내기를 시작도 못한 농가가 속출하고 있다. 화천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는 김모(55)씨는 “저수지에도 저수율이 낮은 상황이라 물을 끌어다 모내기를 할 수도 없다”며 “모내기를 못 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비 소식도 없어 피해는 점차 확산될 전망이다. 강원기상청은 27일 영서지역을 중심으로 오전 중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리기는 하겠지만 예상 강수량이 5㎜ 내외로 많지 않겠다고 예보했다. 27일 도내 아침 최저기온은 영서 11~15도, 영동 15~17도며 낮 최고기온은 영서 22~24도, 영동 22~25도로 예보됐다. 김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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