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선교장 열화당 등 169곳 중 54곳 피해 확인
삼척 죽서루 서식 흔적
개인 목조주택도 위험

▲ 인제향교 대성전 기둥 하단부가 목조건축물을 갉아먹는 흰개미의 공격으로 훼손돼 있다.

강원도내 목조문화재에 대한 흰개미의 공격이 심각하다.

26일 강원문화재연구소 등에 따르면 2012년 이후 향교,가옥,보호각 등 도내 목조문화재 169곳 가운데 54곳에서 흰개미 피해가 확인됐다.

127개의 국가·도지정 유형문화재가 분포돼 있는 강릉의 경우 목조문화재 51곳 중 19곳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릉의 전통가옥 10채와 송담서원,칠사당,임경당,상임경당,상영정,금란정,경양사가 직접 공격을 받았다.

특히 국가중요민속자료 제5호 선교장의 열화당이 흰개미 피해를 입었다.

보물 제165호 오죽헌,보물 제183호 해운정,국보 제51호 강릉 객사문은 피해 문화재로 분류되지는 않았으나 주변 산지 등에서 흰개미 서식이 확인돼 위험한 상태다.

삼척도 목조문화재 20곳 중 7곳이 흰개미 습격을 피해가지 못했다. 피해 문화재는 삼척향교,죽서루,삼척 신흥사 설선당·심검당,영은사 팔상전·칠성각 등이다.

보물 제213호이자 관동팔경 중 하나인 삼척 죽서루의 청방에서 흰개미가 서식했던 흔적이 발견돼 문화재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또 국가 중요민속자료 제223호인 대이리 굴피집의 화장실 문턱에서도 흰개미 피해가 생겼다.

국가 중요민속자료 제235호인 고성 왕곡마을의 경우 30여 채의 가옥 가운데 10채 이상에서 흰개미 피해가 확인됐다.

흰개미 피해가 도내 향교에서 다수 발생된 것도 특징이다.

강릉향교의 경우 보물 제214호인 대성전은 피해가 확인되지 않았으나 동무·서무 등에서 흰개미가 발견됐다. 인제향교도 대성전의 일부 기둥,하인방 4곳,내부 마루가 흰개미에 의해 훼손되고 있다. 홍천향교 동재,간성향교 대성전에서도 흰개미가 발견됐다.

이밖에 춘천향교,원주향교,삼척향교,영월향교,정선향교,양양향교도 피해를 입었다.

향교의 흰개미 피해가 큰 이유는 사람이 상주하지 않고 필요한 경우에만 개방해 발견과 보수가 늦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강원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온난화가 심해지면 개인 목조주택도 위험할 수 있다”며 “더욱 철저히 흰개미 피해를 모니터링해 지자체와 보존과학전문업체의 방제사업이 제때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6면

인제/이동명 sunshin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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