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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막국수,그 뿌리를 찾아서

식감 결정하는 ‘메밀의 비율’ 30~100% 사이 정체성 담겨 잘 끊어지는 순도 100% 메밀면 쫄깃함 위해 전분·밀가루 등 첨가 집집마다 다른 혼합비율 차별점

[춘천막국수,그 뿌리를 찾아서] 3. 막국수,메밀 100%의 비밀

2021. 01. 19 by 김민정

[강원도민일보 김민정·이지은 기자] 막국수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수십가지에 이르지만 결정적인 것은 면 그 자체다.막국수의 면은 막국수의 맛과 그 집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물론 메밀 100%의 메밀가루를 쓰는 집들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자체적으로 전분과 밀가루 등을 섞어 자체 브렌딩을 한다.메밀 100%는 호불호가 분명하게 나뉘기 때문이다.메밀의 비율은 집집마다 다르고 그 면 속에 있는 재료들과 최적의 혼합비율은 주인들만이 알고 있는 기밀사항이다.위스키로 따지면 발렌타인이나 조니워커같은 블렌디드(Blended) 위스키가 전세계의 입맛을 사로잡는 것과 비슷하다.

■ 메밀 100%,과거의 향수

춘천 홈플러스 뒷편에 있는 신흥막국수는 100% 메밀을 자랑한다.화천 출신인 사장은 “100%라야 예전 막국수의 구수한 맛을 살릴 수 있다”고 자랑한다.신흥막국수는 TV방송을 타면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손님들이 가게를 찾아오면 바로 반죽을 해서 상에 내놓는다.메밀이 100% 들어간 막국수는 뚝뚝 끊어져 먹기가 다소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그러나 과거 고향의 맛을 내려면 메밀이 100%라야 한다는 고집을 버리지 않고 있다.

강촌막국수 김영민(56)사장도 “메밀 100% 면을 내드리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며 “고소하지만 뒷맛이 쌉싸름한 것이 메밀 특유의 맛”이라고 밝혔다.이어 “메밀면을 모르는 사람들은 쫄깃하지 않으면 맛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순메밀이라면 잘 끊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경강막국수 신창화(46)사장도 “반죽은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그때 한다.미리 해놓으면 끊어져서 국수면을 뽑을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이어 100% 메밀로 한 면에 대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쫄깃한 맛을 좋아하는 손님들은 입맛에 안 맞을 수 있다”면서도 “순도100% 메밀면을 쓰는 것에 자부심이 있다”고 밝혔다.생곡막국수 전남재(55)사장은 “면에 전분을 넣지 않아 메밀향이 강하다”며 “면이 잘 끊어지는 대신 고소한 맛이 난다”고 말했다.



■ 막국수면,블렌드의 비밀

춘천지역의 대부분의 막국수집들은 브랜딩 된 막국수면을 사용한다.식감이나 그 집 만의 고유한 면의 맛을 내기 위해서다.춘천지역의 유명 막국수집 상당수는 메밀 60~80%에 전분이나 밀가루,그리고 그 집만의 고유한 재료를 첨가해 맛을 내고 있다.이들은 메밀가루 100% 막국수가 뚝뚝 끊어져 식감이 떨어지고 반죽을 포함해 제작도 간단치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또한 다른 면류 음식의 변화에 따라 바뀌고 있는 고객들의 취향도 맞추어야한다는 고민이 있다고 주장한다.

평양막국수 황연희 대표는 “100%면은 일단 뚝뚝 끊어져서 손님이 젓가락으로 들어올리기가 어렵다.일단 국수는 면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어 “손님에게 쫄깃한 식감을 주어야 하기 때문에 전분을 어느정도 섞어서 만든다”며 “100%메밀이 들어간 막국수는 반죽하기도 어렵다.우리집 면발은 함흥냉면 면발보다는 부드럽지만 덜 쫄깃하고 쫄면보다는 무른 면이다.그래서 쫄깃한 식감을 손님들에게 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옥골막국수는 면에 연잎 가루를 섞는다.연잎가루는 피를 맑게 해주고 항산화작용으로 성인병 예방과 노화를 억제하는 효능이 있다.가게 뒷편에서 사장이 직접 가꾸는 연꽃가루를 면에 섞는다.연잎가루가 섞인 막국수면은 옥골막국수만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샘밭막국수 조성종 사장은 “옛날어른들은 잇몸으로도 씹을 만큼 끊어져야 한다고 했다.그 말대로 면을 만들고자 했다”며 “면이 굵으면 식감이 나오지 않다보니 쌀과 밀가루와 메밀가루를 2:8로 배합해서 면을 얇게 뽑는다.단 질겨지지 않게 전분을 넣지 않는 것이 내 철학이다”고 밝혔다.이어 “면이 얇다보면 면을 뽑고나서 헹구는 과정에서 많이 끊어진다.이렇게 얇게 면을 뽑으려면 화력과 반죽을 하는 물의 배합 농도와 입자 배합도 연구를 해야한다”고 고충을 밝히기도 했다.샘밭막국수도 최근 들어 100% 메밀막국수를 내어놓고 있다.조 사장은 이에 대해 “지난해부터 100% 메밀로만 만든 막국수를 팔기 시작했다”며 “메밀과 면의 정석을 보여주고자 100% 메밀 막국수를 시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정·이지은

 

>>허영만의‘식객’을 통해 본 막국수의 면

만화가인 허영만(사진) 작가는 그의 만화 ‘식객’에서 막국수의 면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가끔 100% 메밀가루 막국수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잘못된 오해야.밀가루나 전분을 쓴다고해서 엉터리 막국수라고 말할 수 없어.메밀가루는 밀가루처럼 글루텐 성분이 없어서 국수로 적당하지 않다고.그래서 선조들은 메밀가루와 밀가루를 섞었지.반죽할 때 메밀가루 80%,밀가루 20%의 비율을 조선시대 원진 스님이 일본에 전해서 지금의 소바 음식이 탄생할 수 있었어.” 허 작가는 “제분을 거친 메밀가루는 하얀색이므로 법에 따른다면 당연히 칼국수 같은 하얀색 또는 담황색 메밀 면을 먹어야 한다”며 “음식점 대부분은 로스팅 가루로 통하는 볶은 메밀가루를 사용해 진한 갈색을 띠게 만들었는데 이것을 소량 섞어 반죽을 하면 껍질이 함유된 거뭇거뭇한 메밀 면 고유의 색이 나온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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