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택트] 부동산 전문가 아파트값 설문
신규 아파트 공급량 수요 대비 적어
수도권서 시선 돌린 외지자본 영향 커
정부 규제 의지 작용 ‘보합’ 전망도

[강원도민일보 권소담·전소연 기자] 지난 11∼12일 양일간 본지가 부동산 중개업소와 부동산 조사·공시 기관,학계와 연구진 등 부동산 전문가 11명을 대상으로 ‘올해 강원지역 아파트 값이 오를 것인가’에 대해 설문한 결과,9명(81.8%)이 ‘상승할 것’이라고 답했다.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김주영 상지대 부동산학과 교수,이정섭 한국부동산원 춘천지사장,윤종훈 한국부동산원 강릉지사장,신선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강원도지부장·최경순 원주시지회장·최승춘 강릉시지회장·김관호 속초시지회장 등이 올해 도내 아파트값이 오를 것이라고 답했다.‘보합’을 선택한 전문가는 이성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춘천시지회장,변세일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 연구위원 등 2명(18.2%)이었다.‘하락’을 꼽은 전문가는 한 명도 없었다.

■ 상승 근거는 “신규 아파트 시장 상승 견인”·“외지 자본”

상승을 전망하는 전문가들은 신축 아파트 수요가 꾸준해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윤종훈 한국부동산원 강릉지사장은 “신규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수요자들이 많지만 조건에 부합하는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신축 아파트의 공급량이 수요에 비해 적어 신규 아파트를 중심으로 시세가 계속 오를 것”이라고 답했다.최승춘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강릉시지회장은 “신축 아파트 공급이 적었던 강원지역에 최근 수년간 개발붐을 타고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좋은 주거 환경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커졌다”고 밝혔다.

외지자본의 줄지 않는 관심도 큰 이유로 꼽았다.지난해 연이어 발표된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규제를 피해 강원지역으로 시선을 돌린 외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졌고,올해도 이들이 가격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는 의견도 많았다.각종 교통망 등 인프라 개선으로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개선된 점도 외지 수요자들을 끌어들이는 요소다.김주영 상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난해부터 강원지역 아파트시장은 전세,매매 가격 모두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수도권과의 접근성 개선으로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또 전문가들은 다주택자들의 도내 ‘1억원 이하 아파트’에 대한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공시지가 1억원 이하 주택은 취득세 중과 대상에서 제외돼 규제를 피하려는 움직임이다.신선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강원도지부장은 “수도권 투자자들이 규제가 없는 비조정지역으로 와서 소액 투자를 하는 추세”라며 “투자금 3000만∼5000만원만 가지고 갭투자하는 경우도 많아 아파트 가격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정섭 한국부동산원 춘천지사장은 “투자를 목적으로 1억원 이하의 소형 구축 아파트를 여러 채 매입하는 경우가 늘어서 기존 아파트도 가격이 하락할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전망했다.김관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속초시지회장도 “최근에는 1억원 이하 아파트에 투자 열풍이 시작 돼 소형 아파트는 매물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장희순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종합부동산세 등을 감당하기 어려워 서울에 보유한 주택을 매물로 내놓고 주거이동 하려는 65세 이상 고령층의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수도권과 접근성·의료 인프라·기후 등을 고려했을 때 강원지역을 고령층이 선호할 가능성이 높아 이런 전반적인 사회적 요인에 의한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 둔화 근거는 “개발 호재 지속성 한계”·“정부 규제”

일부 전문가들은 상승세 유지에 좀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지속적인 개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규제를 피해 시선을 돌린 외지 자본만으로는 지속적인 오름세를 유지하기 힘들다는 의견이다.변세일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 연구위원은 “연내 강원지역에 전반적으로 주택 공급 물량이 많아 가격이 크게 상승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시중 유동자금이 움직일 투자처가 없기 때문에 시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올해 강원지역 아파트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응답했으나 시장 상황에 대해서는 “강원지역에 유동성 자금이 흘러가는 부분도 일부 있겠지만 전국적으로 주택 가격 하락세를 전망하는 상황은 아니라 거시적인 맥락에서 강원지역 또한 가격 상승 압력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성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춘천시지회장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에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코로나19로 경기 불황이 지속된다면 올해 아파트 값은 큰 변동없이 보합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권소담·전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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