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총 2,209건의 기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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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 보여주기식 행정 넘어 실질적 대응으로
매년 반복되는 외래식물 제거 행사는 요란하지만, 정작 우리의 산과 들은 낯선 식물에 잠식되고 있다. 행정은 퇴치사업을 외치지만, 현장은 생태계교란종으로 지정된 단풍잎돼지풀과 가시박이 뒤덮고 있다. 강원도의 생태계는 지금 조용히, 그러나 확실히 무너지고 있다. 눈에 띄지 않게 진행되는 이 침식은 환경 미화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삶의 터전이 서서히 붕괴되고 있다는 경고다.여행과 무역의 확산으로 외래식물의 국내 유입은 급격히 늘었고, 그 위협은 단순히 ‘잡초’의 문제가 아니다.단풍잎돼지풀은 하루 만에 수천 개의 꽃가루를 퍼뜨려 알레르기
윤길로11-25 00:02 -
[최동열의 요산요설(樂山樂說)] 50. 기암절벽의 대명사, 중국 ‘화산(華山)’ 탐방기
며칠 전, 중국 섬서성 서안(西安) 근처 ‘화산(華山)’을 다녀왔다. 중국 5악(五岳) 중 가장 높고 험준하다는 명산을 친견하고 보니, 옛사람들의 절찬이 괜히 나온 게 아니라는 것을 실감했다. 이참에 화산을 두 발로 걸어 등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일행이 있는 여정이었기에 케이블카를 타고 서봉(西峰·2086m)에 올라 2시간 가량 화산의 바위 능선을 걷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극강의 스릴로 유명한 장공잔도(長空棧道)를 밟지 못한 아쉬움이 컸지만, 당나라 문신 한유(韓愈)가 ‘나 이제 여기서 죽는구나’하고 글을 써서 던졌다
최동열11-24 00:02 -
[의정칼럼] 광부의 날 제정, 석탄산업전환지역 자존심 다시 세우다
대한민국 산업화의 역사는 결코 화려한 빛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그 뒤에는 탄가루를 뒤집어쓴 채 갱도 깊은 곳에서 목숨을 걸고 일했던 수많은 산업전사들의 땀과 희생이 있었다. 이 나라의 공장과 도시를 움직인 에너지의 근원에는 바로 ‘석탄’과 ‘광부’가 있었다.최근 국회에서 논의 중인 ‘광부의 날’ 제정은 단순히 기념일 하나를 만드는 차원을 넘어선다. 이는 지난 세기 산업화 시대의 기반이 되었던 탄광과 그곳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의 헌신을 국가적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겠다는 선언이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폐광지역’
권정복11-24 00:02 -
[뉴스옆자리] 쪼그라들어도 깊어지는 것
고향집에 가보니 처마 밑에 곶감이 주렁주렁 늘어서 한창 익어가고 있었습니다. 말랑말랑 해질 때쯤 하나를 몰래 빼먹으면, 요즘 말로 ‘도파민’이 스르르 도는 순간이더군요.감을 깎아 매다는 일은 해마다 비슷하지만, 하늘과 햇볕, 바람은 언제나 같지 않기에 그 풍경은 늘 새롭게 느껴집니다. 초가을의 단단한 감이 찬바람을 맞으며 조금씩 쪼그라들다가 어느 순간 주황빛이 조용히 깊어집니다. 바람은 열매의 수분을 천천히 걷어 가고, 대신 더 단단한 속살과 은은한 향을 남깁니다. 멀리서 보면 작아진 것 같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오히려 더 충만해
김영희11-23 15:57 -
[남궁창성의 인문학 산책] 수정헌법 수호위원회
“여러분!! 국무부는 공산주의자로 가득 차 있습니다. 공산당원으로 국무부에서 일하며 정책을 만든 자들 205명의 이름이 제 손에 들려 있습니다.”1950년 2월9일. 미국 위스콘신주 상원 의원 조지프 매카시(1908~1957년)가 웨스트버지니아주 휠링에서 말 폭탄을 던졌다. 후일 매카시즘(McCarthyism)으로 명명된 마녀사냥의 총성이 울린 것이다.매카시는 재선 출마가 임박해 왔지만 지지 기반이 약했다. 탈세와 윤리위반 혐의로 당국의 조사까지 받고 있었다. 당선을 위해 그는 반공(反共)을 이용했다.1949년 중국 대륙의 공산화와
남궁창성11-23 15:53 -
[의정칼럼] 지역이 스스로 설계하는 복지, 농어촌기본소득의 길을 묻다
정부가 추진한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 지역이 확정되며 전국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농어촌 주민에게 일정한 금액을 지급해 지역경제의 활력을 되살리려는 이번 정책은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어려움을 겪는 지방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농어촌기본소득은 헌법이 보장한 지방자치와 분권의 이념을 구체화하는 제도 실험이다. 지역이 스스로 주민의 복리와 경제 구조를 설계할 권한을 행사할 수 있을 때, 국가 균형발전의 토대가 비로소 마련된다. 중앙이 아닌 지역이 주체가 되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야말로 진정한 분권의 실
이춘만11-19 00:02 -
[뉴스옆자리] 불청객으로부터
올해도 어김없이 독감이 찾아왔습니다. 문도 두드리지 않고 불쑥 들이닥치는 이 손님은 늘 그렇듯 예의는 없지만, 말이 많은 존재입니다. 목이 따끔거리고 코가 막히는 상황에서 몇가지를 깨닫습니다. 머리가 띵하게. 우리 사회도 어쩐지 이 독감 바이러스와 닮아 있다는 사실을요.독감에 걸리면 몸은 금세 알아차리죠. 열이 오르고, 기운이 빠지고, 어딘가에서 경고등이 깜빡이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정작 마음의 열에는 무척 둔감합니다. 분노가 38도쯤 올라가도 “괜찮습니다”라는 자동응답을 내놓고, 피로가 축적돼도 “아직 버틸 만해요”라고.
김영희11-17 07:34 -
[의정칼럼] 삼척시 생활인구 확대 실질적 방안 모색 필요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각 지자체가 지역 경제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척시 또한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중 하나가 ‘생활인구 확대’다. 이는 단순히 주소지를 옮긴 주민등록 인구가 아니라, 실제로 일정 기간 지역에 머물며 소비와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삼척시는 관광자원이 풍부하고 대학교, 산업단지 등 일정 수준의 생활 기반을 갖춘 도시다. 장호항과 맹방해변, 대이리 동굴지대 등은 전국적인 인지도를 자랑하며, 수소산업과 해양레저 등 신성장 동력도 확보하고 있다.
김재구11-14 00:02 -
[최동열의 요산요설(樂山樂說)] 49. 삼척 덕풍계곡
계곡 트레킹의 명소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있다. 삼척 덕풍계곡이다. ‘때 묻지 않은 절경’, ‘원시 태초의 비경’ 등등의 수식어가 붙는 곳이다. 찬사를 바칠 만큼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되, 접근이 어려워 사람들의 손때를 그만큼 덜 탔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더 가보고 싶은 호기심이 샘솟는다.행정구역상 위치는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강원도와 경상북도의 경계선, 응봉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삼척 내륙의 최남단, 가곡면 소재지에서도 산간 계곡의 외통수 길을 따라 10여 분을 더 차로 이동해야 덕풍계곡 입구를 만날 수 있다. 만나
최동열11-10 00:02 -
[의정칼럼] 신평창∼신원주 송전선로 건설사업 추진 전면 재검토하라
한국전력공사가 추진 중인 신평창~신원주 345kV 송전선로 건설사업은 평창군에서 원주시까지 총연장 약 78㎞에 달하는 대규모 전력인프라 구축사업이다.이 사업은 강원권 전력 수급 안정화와 효율적인 송전망 조성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평창·횡성·영월·제천·원주 등 5개 시·군을 관통해 경기도 용인 반도체국가산단(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막대한 전력을 공급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2032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이 사업의 실질적 목적이 수도권 국가산단을 위한 것임이 명확히 드러났음에도 사업 경과지인 영월을 포함한 인근
임영화11-10 00:02 -
[남궁창성의 인문학 산책] 황금천 들판 정상회의
1520년 6월 7일, 영원한 라이벌 잉글랜드와 프랑스 왕이 마주 앉았습니다.헨리 8세(1491~1547년)와 프랑수아 1세(1494~1547년)입니다. 헨리는 ‘영국 역사상 가장 혐오스러운 악당’으로 평가되는 인간입니다. 프랑수아는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프랑스의 첫 르네상스형(型) 군주로 통합니다.역사가들은 이 만남을 황금천 들판(Field of the Cloth of Gold) 회담으로 부릅니다. 회담장은 오늘날 프랑스 땅이지만 당시는 도버 해협 건너 잉글랜드령인 칼레 남쪽 평원이었습니다.‘허세왕’ 헨리 8세는 캐서린(1485~
남궁창성11-10 00:00 -
[뉴스옆자리] 달콤한 위로의 붕어빵
쌀쌀해지면 찾게 되는 주전부리가 있습니다. 바삭바삭한 껍질 속 달콤한 팥... 호호 불어가며 꼬리부터 먹을까 머리부터 먹을까 고민하게 되는... 네, 요즘은 잡기 아니 찾기 어려운 붕어빵입니다.그런데 요즘 차가운 바람보다 더 차가운 소식이 또 들려옵니다. 벌써 몇 년째 이어지고 있는 이야기인데요, 길모퉁이마다 나와 있던 붕어빵 노점상들이 단속 대상이 됐다는 이야기입니다.인도 점거, 위생 문제, 신고 미비 등 행정 논리로 보면 틀린 말 하나 없죠. 하지만 붕어빵을 사려고 줄을 서 본 사람이라면 아실 겁니다. 그건 단순한 ‘불법 노점’
김영희11-10 00:00 -
[뉴스옆자리] 매크로형 인간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보셨나요? 엘지트윈스가 2년 만에 올 시즌 통합우승을 차지하며 한 해 야구농사를 마무리했습니다.그런데 한국시리즈 기간, 경기장만큼이나 온라인도 뜨거웠습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9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입장권이 온라인에서 최고 999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힌 기사 때문이었죠. “공 하나라도 더 주나요?”라는 댓글에 웃음이 나지만, 공연과 스포츠의 열정이 돈으로 사고 팔리는 현실에선 씁쓸함이 남습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웃돈을 받고 티켓을 재판매하는 행
김영희11-03 08:34 -
[최동열의 요산요설(樂山樂說)] 48. 설악산 서북능선
설악산은 웅장하고 장쾌하다. 그 진면목을 가장 높은 곳에서 즐기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 단연 서북능선이다. 대청봉~중청~귀때기청~안산으로 이어지는 서북능선은 설악을 지탱하는 등뼈인 동시에 주능선이다. 주능선 마루금의 거리로만 13㎞에 달하고, 오르고 내리는 거리를 합하면 보통 18㎞ 이상을 이동하는 고된 수고를 감내해야 서북능선을 모두 탐방하는 경이로운 쾌감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서북능선은 우리나라 단풍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북에서 남으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는 단풍의 행로상 설악산은 국내에서 가장 북쪽에 자리잡은 고
최동열11-03 00:02 -
[최동열의 요산요설(樂山樂說)] 47 명물허전, 강릉 소금강 단풍
명불허전(名不虛傳). 세상에 떨치는 유명세가 어찌 이유 없이 헛되어 퍼질 리가 있겠는가? 오대산국립공원 청학동 소금강 계곡의 단풍이 지금 꼭 그러하다. 소금강은 강릉시 연곡면 삼산리에 있는 오대산 자락의 심산계곡이다. 이 고장 태생으로 1년간 금강산에 입산하기도 한 대현 율곡 선생이 유청학산기(遊靑鶴山記)에서 금강산을 닮았다고 극찬한 곳으로 유명하다. 작은 금강산, 즉 소금강이라는 이름도 여기서 연유했다.소금강은 이즈음 단풍이 절정이다. 대한민국 명승 1호로 통할만큼 빼어난 계곡미를 자랑하고, 백두대간 마루금에서 뻗어 내린 웅장한
최동열10-27 00:02 -
[남궁창성의 인문학 산책] 1905 을사년(乙巳年)의 세 여인
을사년 1905년 조선이 망했다. 바로 120년 전 일이다.11월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가 조선을 왔다. 고종은 10일 그를 접견하고 일본 국서를 받았다.그가 서울에 도착하자 민심이 흉흉해져 모두 변란이 일어날까 걱정했다. 총칼로 무장한 일본군이 왕이 있는 경운궁을 에워싸고 대포까지 설치했다.11월21일 밤 이토가 어전에 들어가 다섯 개 조항으로 이뤄진 신 조약을 내놓고 서명을 요구했다. 고종은 벌벌 떨면서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참정대신 한규설(韓圭卨·1848~1930년)이 분노해 말했다. “나라가 망하더라도 이 조약은 허락할 수
남궁창성10-27 00:00 -
[의정칼럼]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제언
농산물 가격은 수급에 의해 좌지우지된다. 공급과잉은 가격폭락을, 공급부족은 반대로 가격폭등을 일으킨다. 풍년으로 수확이 늘어나면 가격이 곤두박질치고, 농가소득이 되레 감소하는 현상을 의미하는 이른바 ‘풍년의 역설’이 작용하는 셈이다.농산물 유통구조도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우리나라 농산물 유통구조는 △생산자 △농업협동조합 또는 산지유통인 △도매시장 △중도매인 △소매상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중간 유통 단계가 많은 특징을 지닌다. 당연히 물류비용이 상승하는 구조다.아울러, 농산물의 출하 또한, 개별 농가 중심이 많고
최종수10-20 00:02 -
[남궁창성의 인문학 산책] 사인(士人) 권필(權鞸)
1611년 광해군 3년.임숙영(任叔英·1576~1623년)이 대책시(對策試)에서 주어진 이외의 제목과 내용으로 왕의 질문에 답했다. 외척의 횡포를 비판하는 내용이었다.“관작(官爵)이라는 것은 국가의 공적인 기구이며 제왕의 중요한 권한이니, 어진 이를 우대하고 덕있는 이를 명하는 터전이며 정사를 베푸는 기반입니다. 비록 존비에 순서가 있고 경중은 같지 않으나 각각 맡은 직책이 있어서 국가의 여러 업무를 다스리는 것이기 때문에 관(官)은 크나 작으나 반드시 그에 맞는 재능을 천거하고, 작(爵)은 높으나 낮으나 반드시 그에 맞는 능력을
남궁창성10-20 00:00 -
[의정칼럼] ‘고성 명태’ 새 전환점 마련을 위한 신산업화 제언
“고성에 명태가 나지 않는데 무슨 명태축제냐”많은 분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저 또한 이 질문을 피하지 않았습니다. 그 속에는 단순한 의문이 아니라, ‘지역이 어떻게 미래를 열어가야 하는가’라는 본질적인 고민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고성군의회의 지역마케팅연구회는 바로 그 고민에서 출발했습니다. 명태는 더 이상 바다에서 흔히 볼 수 없지만, 오랫동안 고성의 삶과 경제, 문화의 뿌리를 이루었던 상징입니다. 우리는 그 상징을 다시 산업적 가치로 되살려내고자 합니다.고성군의회 지역마케팅연구회는 단순히 머리로만 고민하는 연구 모임이 아닙니다
김일용10-17 00:02 -
[의정칼럼] 소상공·소비자·라이더 위한 새 대안, 공공형 민관협력 배달앱
현재 대한민국의 배달앱 시장은 배달의 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의 민간 대기업 플랫폼이 배달시장의 97% 이상을 점유하며 사실상 독과점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24년 기준 배달앱 시장의 연간 거래액은 25조원을 넘어섰으며 월간 이용자는 3500만명에 달한다.민간 배달앱들은 이러한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중개 수수료뿐만 아니라 광고비와 배달비 등을 인상하고 있다. 심지어 포장 주문에도 수수료를 부과해 기업의 이익만을 우선시하고 있다.지속적인 중개 수수료와 매장 홍보비 등의 인상, 불공정한 배차 등의 처우 악화로
염하나10-15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