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계획발표 내년으로 연기
춘천 20개·원주 63개·강릉11개
공략 대상 선정 세부전략 수립
혁신vs 비혁신도시 신경전도
당초 올해 안으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됐던 정부의 공공기관 2차 이전 계획 발표가 내년으로 밀린 가운데 춘천·원주·강릉 간 물밑 유치전 분위기가 과열되고 있다.
20일 본지 취재결과 춘천, 원주, 강릉시는 현재 유치 가능성이 높은 공공기관 목록을 자체 선정하고, 구체적인 전략 수립에 돌입했다.
춘천시는 1차적으로 50~60여 개 기관을 선별한 뒤 기관별 재정건전성, 지역 내 산업과의 연계 효과 등을 고려해 최종 20여 개 기관을 공략 대상으로 선정했다. 춘천시는 역점 사업과의 연관성 등을 토대로 기초과학 연구, 데이터 산업, 의료 정밀 데이터 관련 분야 기관 등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12개 공공기관이 입주해 있는 원주시도 전면전에 돌입했다. 원주시는 건강·생명, 자원·산업, 관광·문화·체육 등에서 총 63개(중점 35개, 관심 28개) 기관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강릉시는 내부적으로 국민체육진흥공단, 코레일 관광개발, 국방산업 관련 기관 등 총 11개 공공기관 유치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이다. 향후 범추진위원회 등도 조직할 계획이다.
공공기관 2차 유치 분위기가 뜨거워지면서 혁신도시와 비 혁신도시 간 보이지 않는 신경전도 발생 중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우리는 혁신도시기에 춘천·강릉이 아닌 전국 타 혁신도시를 경쟁상대로 생각 중”이라며 선을 그었다. 반면 강릉시 관계자는 “그동안 비 혁신도시는 소외받았다. 2차 이전은 기회가 고루 돌아가야 한다. 비 혁신도시 간 공동 대응도 고려 중이다”라고 밝혔다. 다만 용역 발표 시점이 당초보다 1년 미뤄졌고, 공공기관 2차 이전이 처음 대두됐던 문재인 정부 시절(2018년) 이후 지금까지도 공공기관 2차 이전에 대한 세부 계획이 나오지 않고 있어 ‘이번에도 공염불인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추진된 한국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이 기관 구성원들의 강한 반대로 무산된 점 역시 불안 요소다.
이에 대해 춘천시 관계자는 “산업은행 사례를 통해 정부에서 기관 이전에 대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수가 없다는 사실이 자명해졌다”면서 “이전을 검토하는 기관이 춘천으로 옮기는 것에 대해 메리트를 느낄 수 있도록 기관 대상 홍보를 강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정민엽 기자 jmy4096@kado.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