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해지면 찾게 되는 주전부리가 있습니다. 바삭바삭한 껍질 속 달콤한 팥... 호호 불어가며 꼬리부터 먹을까 머리부터 먹을까 고민하게 되는... 네, 요즘은 잡기 아니 찾기 어려운 붕어빵입니다.
그런데 요즘 차가운 바람보다 더 차가운 소식이 또 들려옵니다. 벌써 몇 년째 이어지고 있는 이야기인데요, 길모퉁이마다 나와 있던 붕어빵 노점상들이 단속 대상이 됐다는 이야기입니다.
인도 점거, 위생 문제, 신고 미비 등 행정 논리로 보면 틀린 말 하나 없죠. 하지만 붕어빵을 사려고 줄을 서 본 사람이라면 아실 겁니다. 그건 단순한 ‘불법 노점’이 아니라, 하루의 피로를 녹이는 ‘작은 난로’라는 것을요.
물론 법은 지켜야 합니다. 하지만 법의 본질은 사람을 위한 것 아닌가요. ‘정의’라는 단어가 ‘정’을 잃으면, 그건 결국 ‘형식’에 불과합니다. 그럼 우리 사회는 얼음처럼 굳어버릴 것 같습니다. 어쩌면 단속보다 더 시급한 건, 이들이 합법적으로 설 자리를 만들어주는 일 아닐까요. 작은 포장마차형 시장, 공공 노점 허가제, 이동식 위생 검사 등 방법은 얼마든지 있을 겁니다. 문제는 제도가 아니라 마음일 테죠. 단속의 목적이 질서가 아니라 온기를 지키는 데 있다면, 세상은 훨씬 따뜻해질 것입니다.
인도에 조금 삐져나온 붕어빵마차 하나가 도시의 질서를 어지럽힌다면, 그건 도시의 그릇이 너무 작은 탓 아닐까요. 길 위의 삶은 늘 불완전하고, 그래서 더 인간적일 때가 많습니다. 붕어빵 장수의 불빛은 밤거리를 덮는 가로등보다 따뜻합니다. 그 불빛 앞에서 아이는 손난로 대신 붕어빵을 쥐고, 직장인은 잠시 세상의 각진 얼굴을 내려놓습니다. 그 작은 틀 안에서 구워지는 건 단순한 밀가루 반죽과 팥소가 아니라 따뜻하고 달콤한 ‘위로’입니다.
겨울의 진짜 주인공은 눈송이가 아니라 붕어빵 장수가 아닐까요. 차디찬 바람 속에서도 불을 지피는 그 마음이, 세상을 데우고 있습니다. 그러니 신고의 잣대를 잠시 내려놓고, 붕어빵 하나 사서 손난로처럼 쥐어보세요. 그 순간 세상을 바꾸는 건 법령이 아니라, 따뜻한 팥소 같은 마음이라는 걸 알게 되실 겁니다.
그건 그렇고, 여러분은 팥붕파인가요, 슈붕파인가요? 어느 쪽이든 상관없습니다. 지금은 그저, 붕어빵의 온기가 더 그리운 계절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