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한민국의 배달앱 시장은 배달의 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의 민간 대기업 플랫폼이 배달시장의 97% 이상을 점유하며 사실상 독과점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24년 기준 배달앱 시장의 연간 거래액은 25조원을 넘어섰으며 월간 이용자는 3500만명에 달한다.
민간 배달앱들은 이러한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중개 수수료뿐만 아니라 광고비와 배달비 등을 인상하고 있다. 심지어 포장 주문에도 수수료를 부과해 기업의 이익만을 우선시하고 있다.
지속적인 중개 수수료와 매장 홍보비 등의 인상, 불공정한 배차 등의 처우 악화로 가맹점·소비자·라이더 모두가 피해를 보는 상황에서 오직 플랫폼만이 이익을 독식하는 구조가 더욱 공고해졌다.
이러한 상황은 속초시도 예외가 아니다. 배달앱이 공고하게 구축해 놓은 독과점 구조를 벗어날 수 없는 상황에 빠진 속초시 소상공인들은 생존 자체를 심각하게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속초시가 대형 민간 배달앱의 독과점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여러 폐해에 대해 그저 개개인의 선택 문제라고 방관할 것이 아니라 이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는데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간 배달앱 독과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초기 여러 지자체에서는 공공이 직접 배달앱을 개발·운영하는 공공형 배달앱을 만들었지만 공공 영역에서의 배달앱에 대한 낮은 이해도와 그로 인한 편의성과 기술력 부족 등으로 인해 충분한 이용자 확보에 실패했다.
이에 최근에는 지자체들이 민관협력 배달앱 도입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땡겨요’를 비롯한 민관협력 배달앱은 민간의 기술력과 공공의 지역에 대한 이해와 지원체계 등을 접목함으로써 단순히 민간 배달앱을 대체하는 수준을 넘어 가맹점·소비자·라이더 모두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개 수수료를 2% 내외로 낮추고 광고비 부담을 없애 가맹점의 수익성을 높이는 한편 소비자에게는 지역화폐 연동 등 지역 특화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거나 각종 할인 혜택을 받게 하고 있다. 또한 라이더에게는 배달료 단가 보장과 공정 배차 시스템을 통해 안정적인 근무 여건을 마련하고 있다.
이와 함께 택시 호출, 전통시장 장보기, 꽃 배달 등으로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에 연계함으로써 이용자 편의를 증진함은 물론, 기존 민간 플랫폼과의 차별점을 마련해 지역경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강원도 내 여러 지자체 역시 민관협력 배달앱 ‘땡겨요’ 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지역 내 플랫폼 관련자와 이용객 모두에게 다양한 선택지와 혜택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속초시는 정책 추진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제는 민간 플랫폼에만 의존하는 시대를 넘어야 한다. 과거 강원도의 공공 배달앱 ‘일단시켜’는 낮은 활용률, 홍보 부족, 서비스 품질 미흡 등으로 이용자들로부터 외면받았다. 이러한 경험은 공공형 플랫폼의 한계를 알게 한 동시에, 향후 민관협력 배달앱이 보완해야 할 부분을 분명히 보여줬다. 따라서 속초시는 ‘일단시켜’ 배달앱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이용자 중심의 경쟁력 있는 민관협력 배달앱 도입에 매진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속초시는 지역 소상공인 단체와의 간담회, 소비자 패널 운영 등 참여형 거버넌스를 강화하고, 민관협력 체계의 제도화와 중장기 운영 로드맵 수립, 시민 서포터즈 운영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지속 가능한 플랫폼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소상공인·소비자·라이더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할 지금 이 시점에서, 공공형 민관협력 배달앱 도입은 다른 어떤 방법보다도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